해맑음이
  1. 지혜의 샘 ▶20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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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1cm 다이빙
글쓴이
문정 외 1명
피카(FIKA)
평균
별점9.2 (88)
해맑음이

어떤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이나 생각 등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틈'이라 한다.

사이, 간격, 겨를, 갭...... '틈'이란 단어의 어감과 의미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나는 틈새로 들어오는 볕과 바람 한 점의 여유와 적막을 좋아한다.

좋아하지만, 그것이 행복인 줄 몰랐다. 책 <1cm 다이빙>을 읽고서 알았다.

 

효진이가 가끔 나를 놀래킨다.

로맨스나 스릴러 같은 책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의외의 책 성향을 발견한다.

아이도 기분 따라 읽고 싶은 책이 달라지나보다.

직접 검색을 하거나, 카드 뉴스를 보고 책을 발견해서 지금 자기 마음 상태와 합이 맞으면

그 책이 효진이에게로 닿은 책이다. 왠만하면 책 사달라 말하지 않는데, 진짜 읽고 싶은거다.

대개 책이 효진이에게 가면 앞에는 흔적을 남기고, 뒤에는 여백의 미를 간직한 채 살포시 닫혀있다.

중간 정도에 책갈피 하나 꽂혀있고...... 그 즈음에서 내가 읽는다. 나도 마음에 닿으면.

책 <1cm 다이빙>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앞서 말했듯이 '틈' 때문이다.

1cm의 그 틈 속에서 행복 찾기, 다른 말로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나는 틈새 행복을 찾고 싶어서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은 발견되는데, 거창한 것을 생각한다.

그 소소하면서 확실한 행복(소확행) 1cm 틈을 찾기 위해 마음의 창을 항상 열어둔다.

 

 

이 책 <1cm 다이빙>을 통해 전에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자칭) 작가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 책으로 공저(공동저자)가 된 두 저자의 이야기가 내 삶 속으로

들어온다. 그들의 이야기면서 나도 그들의 공저에 숟가락을 살짝 올리게 된다.

주고 받는 이야기 주제에 대해 (사뭇 진지하지는 않지만 ) 생각하도록 만드는 묘한 재주들?이 있다.

둘이서가 아닌 셋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는 나와, 또 다른 누군가는 3호가 된다.

요즘 청춘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어떤 현실적인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그 생각꾸러미들은 결국 내가 진지하게 나에게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들이기도 하다.

20대든, 30대든, 40대든 하게 되는 '나'란 사람에 대해 인식한다.

읽다보니 효진이에게는 좀 어려울 수 있겠다. 그래도 읽는 그 자체만으로도 칭찬해주고 싶다.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그와 그녀, 그들의 위험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돈도 시간도 여유도 용기도 없는 그들이 선택한 것은 그들의 방법대로 인생을 즐기고 싶다.

이른바  1cm 틈새 행복찾기. 잠깐 비켜서서 바라보면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는 순간.

1,2호는 이 책을 읽는 3호인 나에게도 초대한다. 그들의 질문에 곰곰히 생각하게 되고

빈 여백에 긁적거림의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찾은 1cm의 다이빙 리스트를 정리한다.

긁적거림이 제법 된다. 사소하지만 행복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넘겼구나 싶어 아쉬운 마음도 든다.

이름하여 [3호의 1cm 다이빙 리스트].......

1. 글 긁적긁적 / 제철 김치 담그기 / 집안 어슬렁거리기 / 효진이 놀리기 / 아비토끼랑 장난치기

2.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노래 듣기

3. 단편소설 써보기 / 여행하기

4. 만화 '어쿠스틱 라이프' 1권~12권까지 나에게 선물하기

5. 남해 상주해수욕장, 울산 간절곶, 아비토끼 회사 뒷산은 내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

6. 아주 작은 밭 하나 빌려 나만의 텃밭 만들고 싶다

7. 조금의 게으름, 사소한 불안감이 한번씩 스멀스멀 올라오기에 털어내고 싶다

8. 기도 노트에 나의 마음의 병(속상하고 아쉬운 감정...) 적지요. 그러면 후련해지죠, 카타르시스~~

9. 꿈이 있어야 된다는 마음의 강박감, 없어도 돼요. 지금 내 삶이 중요한걸요.

10. 기타를 배우고 싶어요.

프레드릭 배크만처럼 따뜻한 시선을 지닌 유쾌한 글을 쓰고 싶어요.

11. 편의점 가서 캬라멜 팝콘(1,290원) 혼자 가서 사오는 것, 가끔씩. 이게 나의 소소확행이지요.

12. 상추 비빔밥 완전 맛있지요. 여기에다 미역줄기나물만 더 곁들이면 쓰러집니다^^

13. 따로 나만의 공간이 필요치 않아요. 지금 이 공간이 다 내 것인데요.

특히 밤에 더욱 나를 나되게 하는 공간인 거실에 스탠드 불 하나 켜놓으면 비밀의 방이에요^^

이 책과 함께 하면서 3호 일지를 긁적이며 내 작은 행복찾기에 집중했던 시간이었다.

나를 조금더 알게 된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일부러라도 이런 시간을 가지지

못했을텐데...... 효진이가 선택한 책이 나에게 귀한 선물을 준 것 같다.

 

앞으로도 살면서 선택의 순간은 계속 올 것이고 커다란 선택들은 여전히 누군가를 고려해야 될 것을 안다.

그래도 지내다 보면 작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순간들도 분명 올 것이라 믿는다.

나는 그런 작은 순간들 만큼은 온전히 내 선택들로 채워 나가고 싶다.

★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 나는 꿈이 없다. 굳이 있어야 한다면 그냥 편안하게 살고 싶다.

꿈 때문에 새벽에 들어오고 친구를 멀리하고 가족과 소원해지고 또다시 그런 삶을 살 수 있을 만큼

지금의 나는 용기 있지 않다.

★ 요즘은 주말이면 느지막이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방바닥에 눕는다.

TV를 켜고 시원한 오렌지 쥬스를 마신다. 그리곤 선풍기 바람을 쐬며 말한다.

아...... 좋다.......

★★ 나도 태수씨와 문정씨의 생각과 비슷하다.

좀 멀리 있는 듯한 꿈을 자꾸 생각하고 쫓아가기보다 그냥 지금의 내 모습 속에서 평안하기를.

꽃을 찾고, 틈 사이로 바람이 들어오는 것에서 웃는 나를 본다.

이런 모습의 내가 좋다. 아비토끼의 장난에 방정맞게 웃는 내가 있는 이 공간이 차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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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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