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대중목욕탕이 지금 도시에선 거의 볼 수 없다.

개발이 덜 된 시골 어느메 모퉁이에서 만날 수 있겠지.

지금은 찜질방, 사우나, 불가마...... 많이 생겼다.

진정 때를 벗겨내기 위해 가기보다 건강과 삶의 활력을 주기 위해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낯선 곳으로 들어간다.

지금은 대중목욕탕 가본지 엄청 오래되었지만,

어릴적 엄마랑 일주일에 한번은 꼭 목욕탕에 갔다.

그것도 새벽에.... 겨울이면 얼마나 일어나기 싫은데.... 엄마는 깨웠을까?

잠이 덜 깬 반쯤 뜬 눈으로 속옷을 챙기고....

목욕 바구니 들고 터덜터덜 걷던 생각에 나도 웃음이 나온다.

엄마는 얼마나 세게 밀어줬던지... 아프고 또 아팠다.

다 하고 나오면 완전 얼굴 빨개져서.....

우린 이것을 '촌병 걸렸다' 라고 말한다.

어릴적 목욕탕 갔던 추억을 고스란히 생각나게 한 그림책 <장수탕 선녀님>이다.

나 이 책 <장수탕 선녀님> 제목도 맘에 들지만 그려진 첫 표지 그림에 완전 넋 나간 듯.....

이렇게 향토스러울 수가^^ 완전 선녀님 맞다.

머릿카락 또끼 귀처럼~~ 글구 선녀님인데 주름 자글자글한 할머니 선녀님이다.

화장 한 맵시가 눈에 탁 띈다. 존재감 100%의 할머니 선녀님.

낯익은 요구르트를 빨래도 마시고 계시네^^

아주 오래된 동네 목욕탕 장수탕. 어른 4,000원, 미취학 아동 3,500원.

울지 않고 때를 밀면 엄마가 요구르트 한 병 사주신단다.

^^ 나랑 똑같아...... 나도 목욕탕 가는 이유가 우유 먹고 싶어서였는데^^

목욕 다 하고 난 뒤의 마시는 우유.... 그 행복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 냉탕^^

거기서 조그만한 바가지로 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런데,

한참 재밌게 놀고 있는 우리의 주인공 덕지에게 짜짠~ 나타난 할머니^^

저기 산 속에 산 선녀님인데 날개옷을 잃어버려 이때까지 여기 장수탕에서 지내고 계셨단다^^

선녀와 나뭇꾼??? 효진이랑 한방에 웃었다... 근데 나뭇꾼을 여태까지 못 찾으셨나보다^^

그렇게 선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할머니와 냉탕에서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할머니 눈에 들어온 것.... 바로 빨대 꽂아 쭉~~ 요구르트 먹는 아줌마.

센스 있고 정 많은 덕지.

요쿠르트 먹고 싶어하는 할머니를 위해 엄마가 빡~빡 밀어주는 등도 참는다^^

그리고 얻은 요구르트... 선뜻 할머니께 내민다^^

목욕탕을 나서고 그날 덕지는 냉탕에서 놀아서 그랬는지 감기에 걸려 너무 아팠다.

한참 앓고 있는데, 장수탕 선녀님이 나타났다.

'덕지야, 요구룽 고맙다.... 얼른 나아라'

아~ 사랑스러워^^ 장수탕 선녀 할머니도, 덕지도^^

마음이 따땃해져온다. 목욕탕 그 온기만큼이나....

선녀 할머니도 장수탕에만 있으면 안 되는데... 하루라도 빨리 나뭇꾼님이 나타나

날개옷을 줘야지~~~

아니면 실버세대이시니 나뭇꾼님과 어디 좋은 곳 놀러댕기고 먹고 해야 되는뎅^^

선녀님의 푸근한 웃음이 기억 속에 많이 남는다.

왠지 어느 골목에 자리한 장수탕에 가고싶다.

그 곳에 가면 선녀할머니 만날 수 있을라나???

그 요구르트 아주 많이 사드릴 수 있는데^^ ㅋㅋㅋㅋㅋ

아이에게 재미와 위로를 주는 장수탕 선녀 할머니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