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혜의 샘 ▶2016-120

해맑음이
- 작성일
- 2016.3.26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 글쓴이
- 송경동 저
창비
mind3na님의 발자국 흔적을 따라가다 보니 잘 몰랐던 이수님의 블러그에까지 발도장을 찍게 되었다.
이수님이 좋아하시는 송경동 시인의 시집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3명의 서평단 신청을 받는다고
하셔서 초면에도 불구하고 서평단으로 신청을 했다. 본의아니게 귀한 시집 선물을 받게 되었다^^
고맙습니다. 이수님^^ 시간이 흘러 지금에서야 시집 리뷰를 쓴다.
시집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제목처럼 범상치 않았다.
이런 시집일 줄 몰랐다. 그동안 詩에 대한 편견이 있었나보다.
일정한 틀(정형성, 형식)을 갖춘 것만이 詩라는 것이다 라는 고정관념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나보다.
아니, 어쩌면 나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벗어나서 사실 읽으면서도 불안했다. 우리 사회의 어둔 민낯을 보는 것 같아서.....
신문기사의 내용을 발췌한 것 처럼 너무나 사실적이었음에 놀랬다.
흡사 일제치하에서 절대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시인들의 참여시, 저항시를 연상했다.
그 때의 어두웠고 암울했던 나라의 시대적 사명과는 달랐지만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던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가난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이렇게 詩로 강력하게 표현했던 것 아닐까 싶다.
읽으면서도 마음이 불편했다. 나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 치부했기에......
시청광장에서 촛불 시위를 하고, 비정규직들의 부당한 처우와 쉬운 정리 해고 사태, IMF조약 밖으로
내몰린 농민들, 하루 하루가 불안정한 노점상들과 철거민들, 이주노동자들의 억울한 한국살이, 외국에서
제 살 갉아먹는 대한민국이란 부끄러운 이름...... 어느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투쟁, 항쟁이란 이름으로 그들은 오늘도 법망 위에서 위태롭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소환장이 날라와도 끄떡하지 않는 그들. 오히려 더 당당하고 할 일 했다는 뿌듯함에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또 누구란 말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세상임을 알면서 가만히 있는 사람과 그에 대응해 무엇을 할지 실행에 옮기는
사람과는 차별을 두고 싶지는 않다. 이런 사람이 있는 반면 저런 사람도 있는 법이다. 소극적이고 적극적이란 미묘한 온도와 성향 차이니 가만히 있는 사람을 못마땅하다고 낙인 찍을 필요도 이유도 없다.
언제든 일어서서 행동할 수 있는 잠재적 행동가일 수 있으니깐......
송경동 시인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과 궁지에 내몰리며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어쩌면 詩란 문학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싶다.
암울한 시대와 불편하고 아픈 우리네 사회상과 바로 대면할 수 있도록 알리는 거룩한 의무 같은 것........
오히려 몰랐으면 심정 편했을텐데 알고나니 참 마음이 아팠다.
아픈 사회가 곪아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현 주소가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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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