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블11기 리뷰

해맑음이
- 작성일
- 2016.9.13
디어 라이프
- 글쓴이
- 앨리스 먼로 저
문학동네
2013년 『행복한 그림자의 춤』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캐나다 여성 작가 앨리스 먼로.
짧고 흡입력 강한 여운을 남겨서 인상적이었는데, 단편소설의 매력이었다.
그리고 작가는 더이상 글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선언 후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한
<디어 라이프>를 읽었다. 단편들의 모음이라 생각의 필름들이 쉬이 끊어질거라 생각했는데,
절묘하게도 따로 분리되지 않았다. 오히려 짧은 글들 속에서 여성 작가의 섬세한 표현들을 엿보았다.
사실적이면서 투박하지않은 따뜻함이 글 속에 담겨져있어 훨씬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총 14편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데, 마지막 4편의 글은 지극히 사소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들이라
인상적이었다. 그와 그녀의 사랑 이야기들은 진부하기도 했지만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다.
당돌하고 시크한 사랑이라 불려지길 원하지만 그것은 사랑이라 할 수 없었다.
책임이 희석되어진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사랑이 오늘날의 인스턴트 사랑과 가히 견줄만했다.
부분적으로 읽으면서 자꾸만 1995년에 개봉된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가 생각났다.
배경과 인물묘사와 문체에서 제인오스틴의 글들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얽히고 설킨 복합적이지 않은 사건들과 인물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단순한 구조와 서사지만 오히려
생각의 폭과 깊이를 넓혀주는 것 같아 좋았다.
새삼 작가가 어떤 언어들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읽는 사람의 몰입도가 달라진다는 것도 느꼈다.
앨리스 먼로의 자전적인 글 4편은 어릴적 앨리스 먼로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다.
퍽 친근하게 다가왔다. 부모님과 남동생, 여동생 그리고 먼로.
까탈스럽고 범상치 않았던 엄마와 과묵하지만 이해와 배려심 많은 아빠, 특이했던 아이 먼로.
어쩌면 그 특이함이 작가가 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작가의 어린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통해 삶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늘 사람을 향해 있는 앨리스 먼로의 세밀함을 엿볼 수 있었다.
조금 어리숙하고 순하고 바보같은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 속 내면의 따뜻함을 표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기적인 세상에서 더 개인적이고 탐욕적인 괴물로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서 좋았다.
한 줄기 희망이란 순간을 남겨둬서 좋았다. 바로 사람이 사람에게 향하는 것이다.
삶 속에서 매사 빈틈없는 사람일지라도 그 마음 한 켠에는 옅은 이해와 배려가 남아있다.
다 벌목되어진 나무의 밑동, 그루터기가 연상된다.
그루터기에는 새싹과 새순이 돋아날 수 있다는 가능성.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조그만한 희망의 싹들이 앨리스 먼로의 글 속에 담겨져있다.
그것이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게 바치는 진정성이 아닐까싶다.
삶에 대한 예의 <디어 라이프 Dear Life>
그래서 허투루 살 수 없는 오늘인 것 같다. 이리저리 흔들려도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 갈대처럼.....
모나지않게,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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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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