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아침 저녁으로 계속 이어지다보니 습관화 된 삶 하나씩 건너뛰게 된다.

94년 20살 이후 가장 더운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희안하게도 또 몸은 그 더위를 기억해 그럭저럭 견뎌내고 있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살아가는게 사람인가보다.

장마는 물러가지 않은 채 공기 중에 습기 가득 머금고 둥둥 떠 있다.

밤의 한가로움과 서늘함은 온데간데 없고 밤의 더위가 잠을 재우고 깨우기를 반복한다.

그 어느 때보다 기센 여름을 보내고 있다.

<바깥은 여름>인데.......... 품 속 묘한 서늘함을 주는 책을 읽었다.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작가 첫 책으로 나에게 온 이후 5년만에 낸 신작 <바깥은 여름>이다.

'여름' 계절을 보내고 있는 시점에서 제목에 이끌리고 궁금해서 샀다. 어떤 내용일까?

7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있다.

「입동」「노찬성과 에반」「건너편」「침묵의 미래」「풍경의 쓸모」「가리는 손」「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이야기 속에 담긴 주인공들은 평범한 우리네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겐 드러내놓고 싶지 않은

상처와 외로움들이 저마다의 삶 속에서 녹아있다. 바깥은 너무 환한 여름인데도 겨울의 동굴 속에서

나오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삶. 아물었다고 생각했는데 바깥으로 나가면 다시 상처받을까봐 두려워서

머뭇거리는 사람들, 그냥 평범한 일상을 살고 싶은데 그들만 느끼는 시선들의 불편함,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괜찮지 않은 삶,....... 세상 바깥과 '홀로 나' 사이의 분리와 단절이란 괴리감은 여름과 겨울이란 계절감의 대비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묵직한 마음의 무게감으로 꽉 들어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