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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manwn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8.8.4
3년 전, 평생을 통틀어 최악의 체를 경험한 적이 있다.
복통에 발열, 두통은 기본이고 손끝 발끝이 저리기 시작하더니 온 몸이 저릿저릿하게 마비되고
얼굴과 혀까지 굳어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지경으로 죽어가다가...
구토를 동반한 설사라는 극악의 콤보로 몸 안의 모든 음식물을 다 배출하고 나서야
혈색이 돌아오고 몸을 좀 가눌 수 있게 되었다.
말이 구토와 설사지 동시에 막 터진다고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하다.
이 증상의 이름을 돼지털님 덕분에 알 수 있었는데...
바로 토사곽란 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급성 위장병으로 위장뿐만 아니라 모든 장들이 경련을 일으켜
제대로된 소화작용을 하지 못하고 위로는 체해서 구토를 하고 아래로는 설사를 동반하는 증상이다.
어제 작업 때문에 출근 해서 일하다가 점심에 생선까스를 먹었는데 거북한 것이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저녁에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고 불러내는 사람이 있어 꾹 참고 나가서 열심히 먹어댔는데...
멀쩡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과식을 하니까 결국 탈이 나버렸다.
그냥 소화가 잘 안 되나 싶던 수준이었던 것이 결국 새벽4시 복통에 눈을 떴다.
배를 부여잡고 뒹굴다가 트림이라도 하면 나아질까 싶어 거실로 나가 계속 서성거렸는데...
가스가 올라와 트림을 해도 전혀 복부의 통증은 가실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결국 나갈 것 같은 정신을 부여잡고 체한 것은 토하면 바로 낫는다는 경험을 떠올려
손가락을 목 너머로 밀어 넣어 죄다 게워냈다.
이제 좀 괜찮아 지겠거니 하는 기대감을 품고 다시 잠자리에 누웠는데
갑자기 몸살기운 비슷한 것이 밀려오더니 열이 나기 시작하고 장난이 아닐세...
아침에 기어나와 식구들에게 아픈 티 내면서 손가락 발가락 다 따고 약을 몇 알 넘기니 좀 괜찮아 졌지만
덕분에 좀 방심을 했다.
속에 든 것도 비워냈고 손가락도 따고 약도 먹었으니
이대로 상태가 호전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치명타였다.
휴가를 쓸까 생각했다가 상태도 (새벽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고 회사 1층에 병원도 있고 해서
일단 출근하기로 하고 저리기 시작한 손발을 끌고서 집을 나서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 탄 것이 말썽이었는지 몸 상태가 상당히 나빠지기 시작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병원도 휴가중...
사무실로 들어가자마자 자리에서 뻗었다.
정신이 혼미해서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사람들이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니 심각성을 알고
병원을 가라거나 집에 들어가서 쉬라는 이야기를 해줬던 것 같지만...
이미 자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단 말이지...
결국 사장님 동행으로 추천해주신 회사 근처의 다른 내과로 갔다.
병원에 들어가 접수를 하니까 간호사가 상태를 보더니 뒤쪽 침구에 누워서 쉬고 있으라고 하더라.
당시 내가 내 꼴을 못봐서 잘 모르겠는데 회사 사람들도 그렇고 병원 사람들도 그렇고
척 보기에도 맛이 많이 간 몰골이었나 보다.
병원에서 대기중에도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손, 발 수준이 아니라 다리와 팔 전체가 감각이 없을 정도로
저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얼굴과 혀도 제대로 안 돌아가기 시작했고
혼자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간신히 들어간 진찰실에서도 혀가 굳어서 제대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의 증상으로 미루어 스스로도 짐작을 했지만 의사 질문을 들어보니 토사곽란에 관련된 것들이더라.
아직까지 설사는 없었지만 청진기를 대보더니 아무래도 설사도 할 것 같다면서
이런 저런 주의할 점을 일러주고 주사와 약을 처방해줬다.
처방전을 받고 주사를 맞았는데 간호사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섰는지
부축해줄 사람을 부르거나 아니면 입원실에서 좀 쉬다 가라고 말리더라.
들고있던 처방전을 놓쳤는데도 전혀 자각을 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니까...
간호사의 제안을 들은 체 만 체 병원을 나왔다.
멀지 않은 회사까지 가는 길이 천리길 처럼 느껴졌다.
아니, 사실 회사까지 탈 없이 돌아온 것이 용했다.
사무실에 들어와 사람들 도움을 받아 약을 먹고 사장실의 소파에 드러누웠다.
일단 좀 증상이 가라앉길 기다린 다음에 오후 휴가를 내고 택시로 집에 갈 생각이었다.
한참을 끙끙 거리다가 잠든 모양인데...눈을 떠보니 2시 경.
놀랍게도 숙면을 취하고 일어난 사람처럼 몸이 가뿐했다.
약효가 아주 훌륭했던 모양으로 물론 배에는 통증의 여운이 남아있었고 손은 아직까지 저린 감이 있었지만
불과 몇 시간 전에 다 죽어가던 것에 비하면 이건 거의 부활이다.
오후 근무시간 동안 업무 보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위장이 받은 데미지는 여전히 남아있는 모양이다.
아침, 점심을 꼬박 굶고 와서 저녁밥으로 먹은 죽은 채 반 공기가 못되었다.
아마 당분간 요 며칠은 얌전히 죽만 먹고 지내야 할 것 같은데...
왜 하필 탈이 나도 오늘이었을까.
내일이 회식인데 말이지.
후...
복통에 발열, 두통은 기본이고 손끝 발끝이 저리기 시작하더니 온 몸이 저릿저릿하게 마비되고
얼굴과 혀까지 굳어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지경으로 죽어가다가...
구토를 동반한 설사라는 극악의 콤보로 몸 안의 모든 음식물을 다 배출하고 나서야
혈색이 돌아오고 몸을 좀 가눌 수 있게 되었다.
말이 구토와 설사지 동시에 막 터진다고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하다.
이 증상의 이름을 돼지털님 덕분에 알 수 있었는데...
바로 토사곽란 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급성 위장병으로 위장뿐만 아니라 모든 장들이 경련을 일으켜
제대로된 소화작용을 하지 못하고 위로는 체해서 구토를 하고 아래로는 설사를 동반하는 증상이다.
어제 작업 때문에 출근 해서 일하다가 점심에 생선까스를 먹었는데 거북한 것이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저녁에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고 불러내는 사람이 있어 꾹 참고 나가서 열심히 먹어댔는데...
멀쩡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과식을 하니까 결국 탈이 나버렸다.
그냥 소화가 잘 안 되나 싶던 수준이었던 것이 결국 새벽4시 복통에 눈을 떴다.
배를 부여잡고 뒹굴다가 트림이라도 하면 나아질까 싶어 거실로 나가 계속 서성거렸는데...
가스가 올라와 트림을 해도 전혀 복부의 통증은 가실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결국 나갈 것 같은 정신을 부여잡고 체한 것은 토하면 바로 낫는다는 경험을 떠올려
손가락을 목 너머로 밀어 넣어 죄다 게워냈다.
이제 좀 괜찮아 지겠거니 하는 기대감을 품고 다시 잠자리에 누웠는데
갑자기 몸살기운 비슷한 것이 밀려오더니 열이 나기 시작하고 장난이 아닐세...
아침에 기어나와 식구들에게 아픈 티 내면서 손가락 발가락 다 따고 약을 몇 알 넘기니 좀 괜찮아 졌지만
덕분에 좀 방심을 했다.
속에 든 것도 비워냈고 손가락도 따고 약도 먹었으니
이대로 상태가 호전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치명타였다.
휴가를 쓸까 생각했다가 상태도 (새벽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고 회사 1층에 병원도 있고 해서
일단 출근하기로 하고 저리기 시작한 손발을 끌고서 집을 나서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 탄 것이 말썽이었는지 몸 상태가 상당히 나빠지기 시작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병원도 휴가중...
사무실로 들어가자마자 자리에서 뻗었다.
정신이 혼미해서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사람들이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니 심각성을 알고
병원을 가라거나 집에 들어가서 쉬라는 이야기를 해줬던 것 같지만...
이미 자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단 말이지...
결국 사장님 동행으로 추천해주신 회사 근처의 다른 내과로 갔다.
병원에 들어가 접수를 하니까 간호사가 상태를 보더니 뒤쪽 침구에 누워서 쉬고 있으라고 하더라.
당시 내가 내 꼴을 못봐서 잘 모르겠는데 회사 사람들도 그렇고 병원 사람들도 그렇고
척 보기에도 맛이 많이 간 몰골이었나 보다.
병원에서 대기중에도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손, 발 수준이 아니라 다리와 팔 전체가 감각이 없을 정도로
저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얼굴과 혀도 제대로 안 돌아가기 시작했고
혼자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간신히 들어간 진찰실에서도 혀가 굳어서 제대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의 증상으로 미루어 스스로도 짐작을 했지만 의사 질문을 들어보니 토사곽란에 관련된 것들이더라.
아직까지 설사는 없었지만 청진기를 대보더니 아무래도 설사도 할 것 같다면서
이런 저런 주의할 점을 일러주고 주사와 약을 처방해줬다.
처방전을 받고 주사를 맞았는데 간호사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섰는지
부축해줄 사람을 부르거나 아니면 입원실에서 좀 쉬다 가라고 말리더라.
들고있던 처방전을 놓쳤는데도 전혀 자각을 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니까...
간호사의 제안을 들은 체 만 체 병원을 나왔다.
멀지 않은 회사까지 가는 길이 천리길 처럼 느껴졌다.
아니, 사실 회사까지 탈 없이 돌아온 것이 용했다.
사무실에 들어와 사람들 도움을 받아 약을 먹고 사장실의 소파에 드러누웠다.
일단 좀 증상이 가라앉길 기다린 다음에 오후 휴가를 내고 택시로 집에 갈 생각이었다.
한참을 끙끙 거리다가 잠든 모양인데...눈을 떠보니 2시 경.
놀랍게도 숙면을 취하고 일어난 사람처럼 몸이 가뿐했다.
약효가 아주 훌륭했던 모양으로 물론 배에는 통증의 여운이 남아있었고 손은 아직까지 저린 감이 있었지만
불과 몇 시간 전에 다 죽어가던 것에 비하면 이건 거의 부활이다.
오후 근무시간 동안 업무 보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위장이 받은 데미지는 여전히 남아있는 모양이다.
아침, 점심을 꼬박 굶고 와서 저녁밥으로 먹은 죽은 채 반 공기가 못되었다.
아마 당분간 요 며칠은 얌전히 죽만 먹고 지내야 할 것 같은데...
왜 하필 탈이 나도 오늘이었을까.
내일이 회식인데 말이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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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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