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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삼국지 1 (라이트 에디션)
글쓴이
설민석 저
세계사
평균
별점9.6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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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혹은 삼국지연의는 역사 그대로의 역사서가 아니라 역사를 기반으로 나관중이 만든 창작소설이다. 그래서 수많은 삼국지 소설은 삼국지연의를 원전으로 하여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쓰여지며, 저자의 의도에 따라 원전과 다르게 이야기가 구성되기도 한다. 말하자면 이미 삼국지연의 그 자체가 역사를 기반으로 한 창작물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과 정확한 고증에 얽매이지 않고 번역하는 하는 사람의 관점과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작가에 따라 소설의 느낌도 조금씩 달라지지게 된다.


삼국지를 좋아해서 다양한 버전의 소설을 접했는데 과연 작가에 따라 문체나 스타일,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된다. 비단 문체나 이야기의 내용 뿐만 아니라 소설의 구성 또한 다른 경우가 많은데 기존의 유명 작가들의 삼국지가 이야기 전개에 치중했다면 이 설민석의 삼국지는 특히 다른 소설들에 비해 저자의 설명이 굉장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삼국지 내용을 보여주는 부분과 저자의 설명이 나오는 부분으로 구분되어 번갈아가며 진행되고 거기에 추가로 "잠시, 추가 설명 들어가니다"라고 따로 설명을 더 덧붙이기도 한다. 말하자면 스토리 반, 설명 반의 형태를 취한다.


다른 소설들은 스토리의 전개에 중점을 두고 쓰여졌다면 이 설민석의 삼국지는 스토리보다는 그 속에서 생각해 볼 점,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맞부딪히게 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식과 리더들의 고민과 리더십 등을 전달하려 한다. 평소 설민석은 역사 강의를 통해 우리가 살아온 길을 되짚어 보며 현재를 살아가는 교훈을 얻고, 미래를 대비한다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는데 이 삼국지도 그 목적에 부합하여 만들어진 책인 것이다.


기존의 장편 소설들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진행되는 스토리 과정을 모두 읽어야 했지만 이 책에서는 스토리가 아닌 삼국지의 의미를 읽는 것이라서 복잡한 내용은 다 빼버리고 일종의 요약본처럼 압축하여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어 핵심 줄거리만 취할 수 있다. 말하자면 주요 스토리를 설명하듯이 전달하고 넘어가는 식이다. 그리고 스토리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설명을 덧붙이고 있어서 사건과 인물에 대한 정보 및 배경과 진행상황 등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그래서 이야기가 굉장히 쉽고 이해하기 좋아서 삼국지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나의 특징은 문체가 설민서체로 쓰여있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린고 하니 각 인물들의 대화가 평소 설민석이 강의할 때 말하는 특유의 말투로 되어 있어서 마치 글을 읽으면서 설민석 선생의 목소리가 음성지원 되는 듯 하다. 인물들의 어투도 오래된 고전적인 말투가 아니라 현대의 젊은이들이 말하는 식의 말을 쓰기도 한다. 그러니까 책의 구성도 평소 강의 하듯이 사건과 설명을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고, 이야기도 설민석 특유의 어투로 씌여져 있는 것이다. 말그대로 설민석의 강의를 그대로 책으로 옮긴 것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다만, 평소 설민석의 강의 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의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겠지만 너무 아이를 가르치는 듯한 설민석의 말투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삼국지는 호방하고 남성적인 느낌의 소설인데 이 책의 문장들은 '~했답니다', '~했지요' 같은 너무 어린 아이를 상대로 가르치는 듯한 말투로 되어 있어 어딘지 아동용 삼국지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물들이 너무 현대적인 어법으로 말을 하고 있어서 무게감이 없게도 느껴질 수가 있다.


삼국지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장수들의 일기토가 벌어지고, 화살이 빗발치듯 날아오고, 칼과 창이 부딪히는 강렬한 묘사가 기존의 삼국지의 매력이었다면 여기서는 빠른 스토리 진행과 이야기의 요약으로 인해 전쟁의 묘사는 대부분이 생략되었다. 중요한 전쟁과 (유관장 형제와 여포의 3대1 맞장이나 관우와 화웅의 맞장 같은) 상징적인 전투 장면은 언급을 하지만 그조차 그냥 싸웠고 누가 이겼다. 하는 식으로 언급을 하고 넘어간다. 그래서 박진감 넘치는 전투장면과 장수들의 일기토라는 삼국지만의 흥미 포인트는 느끼기 어렵다.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삼국지 자세히 들여다보기 코너가 있는데 원전에서 옮겨오면서 생략되었거나 원전과 다르게 묘사된 사건이나 인물, 반대로 개연성을 높이기 위해 가공하여 추가한 장면과 대사, 또 원전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임의로 책정한 숫자 등을 공개하면서 원전과 어떻게 다른지 서로 비교할 수 있게 간략하게 소개해 놓았다.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짧은 책에 모두 담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리고 애초에 삼국지 소설의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이 목적도 아니므로 그런 것을 기대한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삼국지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기존에 삼국지를 읽었어도 너무 복잡한 인물 관계와 많은 지명, 방대한 스토리에 막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설민석의 자세한 눈높이 설명을 통해 삼국지를 쉽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소설에 머무르지 않고 틀을 깨고 새로운 형식으로 삼국지를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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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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