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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gosoda
- 작성일
- 2021.12.29
5분 뚝딱 철학 2
- 글쓴이
- 김필영 저
스마트북스
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조차 철학이 무엇이고 철학의 쓰임, 쓸모에 대해서 물어보면 쉽게 답을 하지 못한다. 우선 저자는 철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연 철학의 쓸모는 무엇일까? 보통은 철학은 우리의 삶에 유용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서 커다란 지식과 혜안을 준다는 등 뜬구름 잡는 말만 하게 되는데 사실 현실적으로는 일상생활에서 철학적 지식이 없다고 해서 큰 어려움을 겪는 것도 아니고,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철학인문지식이 그다지 많이 쓰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그걸 모르면 왠지모를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그러한 괜한 열등감 때문에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철학의 필요를 공동체과 개인의 개임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인간에게는 광장과 밀실 두 개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광장이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이고 밀실은 혼자 사유하고 사색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보통 가족이나 학생으로서, 직장인이나 사회인으로 광장 속에서 살아가다가 광장에서 에너지를 소비하고 번아웃이 되면 개인만의 밀실에 들어가서 치유와 회복을 하게 되는데 이때 철학은 완벽한 밀실이 되어준다고 한다. 이 때 철학이 만드는 밀실은 단순히 치유와 회복을 시켜주는 역할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메타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대상이나 어떤 목적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그 대상이나 목적이 왜 중요한지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철학이라는 밀실은 그런 것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점검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철학이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은 쉽지가 않다. 애초에 철학자들은 이 질문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과 답을 내어놓았을 정도로 이 질문 자체가 심히 철학적이고, 철학이 무엇인가라는 것을 찾아가는 그 자체가 철학의 원론적인 주제라는 점에서 우리는 철학이 무엇인지를 간단명료하게 정의내리기보다 여러 철학자들의 관념을 따라 공부하는 것이 철학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철학을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는 철학을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나의 새로운 개념은 느닷없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다른 철학적 개념들이 서로 접속하면서 만들어진다. 이전의 철학 개념을 이어받건, 그것을 부정하건 어떤 형태로건 이전의 철학의 개념에 기반하여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것.
즉, 어떤 한명의 뛰어난 철학자 가령 소크라테스건, 플라톤이건 그들의 철학적 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그들의 철학만을 공부해서는 되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철학사를 전부 따라가며 그 철학자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만이 진정으로 소크라테스가 말한 것의 의미, 플라톤이 주장한 개념의 찐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의 전작에서는 철학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어려운 철학을 조금 더 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 철학사를 공부했었다. 철학자들이 가졌던 문제의식을 시대별, 분과별로 알아보면 철학이 뭔지 알 수 있고, 서양철학사라는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릴 수가 있게 되는데 그래서 전작에서는 시대별, 분과별로 나누어 철학이론들을 하나씩 설명해 나가며 철학의 전체 흐름을 짚어봤다.
이번 [5분 뚝딱 철학 : 생각의 역사 2]에서는 전작에 이어서 서양철학자 전체 지도를 마무리한다. 철하을 진선미의 세 영역으로 구분하고, 이것을 다시 존재론, 인식론, 논리학, 과학과 수학, 언어와 구조, 윤리학, 종교철학, 정치철학, 심리학, 미학의 10개 분과로 분류하고, 다시 이것을 고대, 중세, 근대, 현대의 각 시대별 핵심 질문으로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예컨데 존재론은 고대, 중세, 근대, 현대 각 시대별로 어떻게 인식되어졌고, 어떤 질문을 통해 이것들을 탐구하였는지를 알아보는 식이다. 앞서서 철학의 사상과 개념을 이해하는 데는 철학사적 흐름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전작에서는 철학자의 문제의식과 개념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으며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탐구했다면 여기서는 하나의 철학 개념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논하는 것이다.
철학이란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렇게 개념을 중심에 두고 연대기별로 철학사를 이해하는 것이 철학자, 사람을 중심으로 철학사를 살펴보는 것보다 훨씬 더 철학의 개념의 흐름과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서양철학사가 머리 속에 잘 정리되는 것 같다. 각 시대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던 철학적 가치는 무엇인지, 그에 대한 철학적 해답을 제시한 철학자들도 쭉 살펴볼 수 있어서 확실히 개념 잡기에 편리하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이 던져온 핵심 질문 30개와 그 답들의 변화를 알아보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특히 현대 파트에서는 지금 가장 핫한 질문들과 논쟁을 정리되어 있어서 이 내용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점검해보며 조금 더 쓸모있는 철학. 철학이란 자신의 생각을 점검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확실히 그런 점에서 현대 파트의 내용들은 유용하다.
각각의 내용은 3~4장을 넘지 않게 간략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 간략하고 쉬운 설명이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인데 책은 설명이 굉장히 쉽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예시를 들고 설명을 하고 있다. 철학이 어려운 이유는 역사가 오래되서 내용이 방대하고, 철학사의 흐름을 파악하기가 힘들고, 용어들이 생소하다는 등의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내용 자체가 어렵고 설명이 난해해서 내용을 들어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려운 내용을 우리들에게 익숙한 현대적 상황이나 아이템, 캐릭터를 가져와서 쉽게 풀어서 해석을 하고 있어서 개념을 잡기도 쉽고, 이해하기에도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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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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