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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gosoda
- 작성일
- 2022.4.14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가 커피 초보자를 위해 만든 BOOK
- 글쓴이
- 이자키 히데노리 저
아티오
한국사람들만큼 커피를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거리에 나가보면 전부 테이크아웃 커피컵을 하나씩 들고 쭉쭉 빨면서 다니는데 맛으로, 멋으로, 습관으로 또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커피를 마시는 것 같다. 보통 밖에 나가서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지만 집에서는 아무래도 간편하게 믹스를 즐기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다 최근에는 집에서도 좀더 맛있고 고급진 커피를 즐기기 위해 캡슐커피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은데 카페인폐인들은 거기 만족하지 않고 급기야 직접 커피를 내려마시는 것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아마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서 마시는 건 많은 많은 카페인폐인들의 꿈이 아닐까 한다. 커피를 내려서 마시는 건 단순히 맛있고 좋은 향의 커피를 마신다는 의미 이외에도 커피를 내린다는 그 행위 자체에 상당한 로망이 있다.
그런데 커피를 좋아하고 많이 마신다고해서 커피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마시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이게 의외로 좀 까다로운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커피 책을 몇권 봤지만 온통 이론, 이론, 정보, 정보. 말 그대로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생각보다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가볍게 취미처럼 생각하고 커피 드립에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따져봐야 할 것도 많고, 공부해야할 것도 많고, 고려해야 할 옵션도 많다보니 책을 읽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빠르게 포기하게 되었다. 가볍게 취미처럼 즐기고 싶은 건데 뭐가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건지. 우린 뭔가를 배울 때면 항상 처음 배울 때부터 제대로 잘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정석, 정통, 표준방식 같은 것을 따지면서 이론부터 공부시키고, 정확한 절차와 과정을 따지고 하면서 복잡하고 어려운 설명을 하게 되고 결국 그 좋아하던 커피에 대한 관심도 멀어지게 된다.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가 커피 초보자를 위해 만든 BOOK]은 초보에겐 의외로 어려운 커피 내리기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을 넘어서 아예 진입장벽을 없앤다는 컨셉으로 최대한 쉽게 커피의 기초를 설명해주는 커피 교과서이다. 저자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라고 하는데 이정도 사람이라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괜히 오리지널, 정석 같은 것을 강조할 법도 한데 오히려 그런 어려운 격식이나 FM대로의 설명은 접어놓고, 가볍게 취미로 커피와 함께 하는 생활을 즐기기를 바라지만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쌩초보들을 위해 믹스 커피를 타서 마시는 것을 설명하는 수준으로 정말 캐쥬얼하게 설명을 해준다. 약간 백종원 스타일을 떠올리면 좋을 것 같다. 백주부는 요리를 모르고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집쿡에 도전해볼 수 있게 쉽고 부담없이 요리를 가르쳐주는데 이 책이 딱 그런 스타일이다.
책은 총 6개 챕터로 되어 있는데 0교시에서는 세계의 커피 산지와 원두를 일러스트 도감으로 알아보고, 1교시는 커피가 뭔지, 커피 열매를 따서 가공하고 최종적으로 한잔의 커피가 되기 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한번 쭉 훑어가며 커피의 구조를 알아본다. 2교시는 바로 집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게 커피를내리는 기본 방법과 종류를 알아본다. 3교시는 커피를 내리는 방법과 함께 필요한 커피 도구를 살펴보고, 4교시에서는 커피 원두를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가지로 알아본다. 마지막 5교시는 커피를 다양한 형태로 어렌이지 해서 즐길 수 있게 세계의 어레인지 커피 레시피와 다양하게 커피를 즐기는 방법을 알아본다. 이렇게 진입장벽을 아예 없앴다고는 해도 꼭 설명해야 할 필요한 내용들은 빠지지 않고 다 설명을 하고 있어서 완전 쌩초보들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볼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커피를 내리는 정석인 기술도 물론 소개를 하고 있지만 그런 수준의 기술도 도구도 없는 입문자들을 위해 집에 있는 도구들로 가볍게 어쨌건 직접 한번 해볼 수 있게 여러가지 손쉽고 간단한 방식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백종원 스타일인데 집에 제대로 된 도구가 없으면 없는대로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른 도구를 활용한다던지, 정석은 아니지만 좀 더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번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커피 전문 도구가 없이 차 거름망으로 커피를 내린다거나, 드리퍼 대신 그냥 전기 주전자로 물을 끓여서 부으라거나 분쇄기가 없어도 상관없다고 하는 식이다. 보통 이런 책을 보면 한번 따라해보고 싶어지는데 책에서 설명하는 전문 커피 도구가 없으니 그대로 따라할 수도 없고, 막상 도구를 사려고 해도 책에는 자기한테 맞는 적당한 것을 고르라고 하는데 개코나 뭘 해봤어야 나한테 적당한게 뭔지 알텐데 해보질 않으니 뭘 사면 좋을지 몰라서 못사고, 도구를 못사니까 못따라하고 이런 옥천hub 같은 개미지옥에 빠져서 탈출하지 못했다. 근데 그런 도구나 기술에 얽매이지 않고 일단은 가볍게 접근을 한다는 것이 매우 좋았다.
책에는 사진이 아니라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다. 물론 사진 쪽이 더 현실감은 있겠지만 오히려 제품의 특징이나 구조 같은 것을 표현하는데는 일러스트가 더 낫고, 일러스트 그 자체로도 예뻐서 책을 보는 즐거움도 생긴다. 일러스트로 시각적인 설명을 하고 있어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좋고, 텍스트 설명 중 중요한 부분에는 형광펜처럼 색을 칠해서 강조하는 등 가독성이 높게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핵심 point는 따로 박스 처리해서 포인트를 쏙쏙 짚어줘서 책을 읽고 이해하기가 무척이나 편하다. 특히 세계 각국의 원두를 그 나라 전통의상을 입은 일러스트 캐릭터로 표현한 건 귀엽기도 했고 재미도 있어서 좋았다. 커피에 대한 다른 책을 읽을 때는 이 원두 파트가 의외로 설명이 길고 복잡해서 골치가 아팠는데 일러스트 캐릭터와 함께 원두의 특징만을 간략하게 설명해 놓아서 쉽게 배울 수 있었다.
물론 내용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책이 구성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 내용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커피 왕초보를 대상으로 진입장벽을 없애고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거나 하진 않다. 드립 커피를 즐기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내용들은 물론 커피 맛을 조금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까지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어서 커피의 기본에 대해 배울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의외로 실용적이기도 하다. 재료나 도구도 약간의 차이만으로도 커피 맛이 달라질 수 있는데 어떤 것을 고르면 좋을지도 설명해놓고, 또 너무 이미지로 커피를 마실 필요가 없다는 것을 책의 여기저기서 강조한다. 가령 진짜 커피 애호가라면 쓰디쓴 블랙을 참고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필요없이 원하는 만큼 우유건 감미료를 넣어서 마셔도 되고, 꼭 수동 커피밀을 사용할 필요없이 전동을 사용해도 된다는 식이다. 폼이 중요한게 아니라 편하고 맛있게 커피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커피를 가르쳐주는 책은 많았지만 그것조차도 진입장벽이 높고, 어렵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가 커피 초보자를 위해 만든 BOOK]은 저자가 말하는 책의 컨셉처럼 진입장벽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쉽고 가볍게 접근하며 커피에 대해 배울 수가 있다. 드립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커피를 만드는 과정과 원두에 대한 정보, 커피 내리는 도구와 방법 등을 쉽게 배워볼 수도 있고, 무엇보다 커피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것도 좋다. 너무 이미지에 함몰되어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맛이나 도구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즐거운 카페인폐인 생활을 누려보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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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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