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링, Howling, 2012]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 수상작인 노나미 아사의 소설 "얼어붙은 송곳니"를 원작으로하여 각색한 영화 <하울링>은 늑대개와 여형사라는 독특한 조합을 소재로 삼고있다.

스릴러의 외향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는 휴먼드라마에 좀 더 비중을 두는 실험적 시도도 하고있는 독특함을 지닌 작품이기도하다.
스릴러이지만 "범인과 형사의 지능전이 주는 퍼즐을 푸는 재미"나 "범인과 형사의 육박전이 주는 액션의 재미"를 강조하기보다는, "여성이 남성주의적 직장에서 겪는 심리적 갈등"과 "동물에 대한 인간들의 비열한 행위"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스릴러라기보단 동물이 나오는 일종의 휴먼드라마"에 가까운 구조를 보여주고있다는 것.
그렇기에 <하울링>는 "개의 살인이라는 소재를 지녔지만, 살인 자체보다는 그 기저에 깔린 사회상에의 비판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1982년 나온 <마견>이라는 작품과 유사한 성향을 가지고있다고 생각된다.

영화 <마견>은 약간 고어적 성향이 강하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흑인만을 습격하도록 자라난 개를 주인공으로하여 당시 백인들에의한 흑인차별을 비난하는 사회반영적 스토리를 지니고있는 작품으로 "개의 습격을 골조로 서스펜스와 스릴을 보여주지만, 그 이야기의 기저에는 씁쓸한 인간군상들의 이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하울링>과 유사한 성향을 지닌 작품이다.
<마견>이 "흑백 인종 차별"이라는 사회성과 "동물에게 인간이 끼칠수 있는 해악"을 보여주는 점은 <하울링>이 "여성에 대한 편견과 여성의 사회 적응"이라는 사회성과 "동물에게 인간이 끼칠수 있는 해악"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지기에 풍기는 성향과 분위기가 유사하다는 것.
허나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각 캐릭터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는 부문"과 "극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전체적 통일감을 만드는 일"을 잘 처리한 <마견>에 비해, 극이 말하고자하는 초점이 뚜렷하지 않고 스토리상에서 무게의 균형추가 계속 옮겨다니기에 주먹구구식 진행을 한다는 느낌을 주는 <하울링>은 완성도와 재미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마견>, <쿠조>, <맥스 3000> 등의 "개가 사람을 습격하는 영화군" 중에서 "고어적 서스펜스와 스릴의 흥미뿐 아니라 사회 고발적 주제의식또한 살려내었기에 단연 으뜸으로 여겨지는 작품인 <마견>"과 성향의 유사성은 있을지언정.
완성도면에서 비교하기에는 <하울링>이 <마견>에 비해 모자람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유하 감독의 전작 <비열한 거리>, <말죽거리 잔혹사>와 같이 실제 체험을 해본듯한 실제감을 지닌 액션장면 연출은 인상깊었고, 송강호의 생활에 치이는 캐릭터에 대한 묘사와, 이나영의 심리적 갈등을 인내하는 연기도 좋은 느낌을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나영이라는 배우의 연기력을 다시금 재발견되었다는 느낌도 들 정도였다.
원작 소설처럼 퍼즐을 맞추는 스릴러적 재미보다는 "늑대개와 여형사의 미묘한 감정적 교류", "여형사가 사회에서 겪는 심리적 갈등" 등의 휴먼드라마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려는 시도도 참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유하 감독은 영화의 짧은 시간제한속에서 유기적으로 자신의 소재들을 조합하는데 실패하고, 참신한 소재들 사이에서 허무하게 길을 잃어버렸다.

[휴먼드라마와 스릴러 양쪽 모두를 잡으려한 욕심쟁이 영화 <하울링>]

유하 감독은"심리극이자 사회고발 영화"라는 휴먼드라마 축과 "늑대개라는 독특한 소재의 범죄물"이라는 스릴러 축 모두를 동시에 얻고자 했지만, 이에 실패하였고 결국 두개의 축 사이를 갈팡질팡하다가 극이 끝나버린 것이다.
"심리극이자 사회고발영화"인 휴먼드라마로의 진행을 위한 캐릭터의 심리상황 구축에 시간을 길게 할애하면서, 송강호가 맡은 상길과 이나영이 맡은 은영의 과거사와 가족사를 말하였는데 이 때문에 정작 늑대개 질풍이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장면에 투자할 시간과 은영이라는 주된 캐릭터의 심리변화에 주목할 시간이 줄게된 점이 큰 패착이다..
유하 감독은 캐릭터들의 배경 설명보다 심리극에서 더 중요한 부분일 "주연 은영의 심리상태 변화"와 "은영과 질풍이의 미묘한 감정교류"에 더 긴 시간을 투자했어야한다.
보통 심리극은 "하나하나의 캐릭터에 대한 클로즈업과 긴 시간의 테이크를 통해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끌어내는 기교"가 가장 효용성이 크다.
하지만 유하 감독은 스릴러적 재미에도 욕심을 냄으로서 좀 더 짧은 시간을 투자하여 심리극의 효과를 끌어낼수 있는 "각 캐릭터를 극중에서 확고히 구축하는 배경 설명"에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정확히 꼬집어 말하자면 후자의 경우(상대적으로 첫번째 방법보다는 짧은 시간이 필요한 방식)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기위해 필요한 시간조차도 제대로 배분하지 못한 것이다. 
"시간 부족으로 인한 실패"인 것.

게다가 "은영과 질풍이의 미묘한 감정교류"와 "은영의 심리상황"이라는 하나의 큰 축을 놓쳤다면, 본 극의 또 다른 축인 "스릴러적 재미"라도 얻었어야했는데 이 또한 전자를 위한 시간투자덕에 제대로 살리지 못하여 "주먹구구식 수사와 느닷없이 주어지는 단서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 구조"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되어버렸다.
"휴먼드라마적 요소를 지닌 심리극"과 "스릴러적 재미" 양쪽의 재미를 모두 얻고자 했으나 어느것도 제대로 성취하지는 못한 것이다.
결국 실패요인은" 과한 욕심으로 인한 시간배분의 실패"라 할 수 있다.
너무나 많은 요소를 우겨넣으려다보니 탈이 나고말았다.
차라리 상길이라는 캐릭터를 없애고 은영과 질풍이의 이야기에만 집중했다면, 혹은 차라리 심리묘사에 투자한 시간을 죽이고 스릴러 영화로서 원작을 완전히 다른방향으로 리메이크해버렸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으리라.

"동물이 지닐 권리", "사회생활에서의 여성 인권 문제", "아버지로 대표되는 남성상의 애환", "심리극이 주는 아련함", "스릴러물의 흥미적 재미" 모두를 추구하다 결국 길을 잃고 흐미부지 끝나버린 영화 <하울링>.
화려한 배우진과 감독의 이름덕에 부푼 관객들의 기대감은 더욱 악재로 작용하여, "완성도의 실제적 아쉬움보다도 기대감에의 배반으로인한 부차적 아쉬움이 더 크다"고 느껴지는 작품이다.

<시놉시스>                                                                                                 
승진 때마다 후배에게 밀리는 강력계 만년형사 상길(송강호).
직업때문에 아내와도 이혼하여 항상 집에는 어린 아들과 딸만 남아있고 그나마 아들놈도 말을 안듣는 아이로 자랐는데도 자신은 승진을 못하니 상길은 인사고과에 몸이 달아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점수도 안되는 인체발화사건과 아무도 파트너를 하지 않겠다는 순찰대 출신 신참 여형사 은영(이나영)과의 파트너 명령.
이에 상길은 은영에게 짜증을 내며 건성건성 담당 사건을 조사한다.
뿐만아니라 여성에 대한 편견을 지닌 상길과 강력계 동료들의 적대적 태도는 은영을 업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힘들게한다.
그런데 또 하나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되고 은영은 이 사건이 짐승에 의한 연쇄살인 사건임을 직감하게되고, 이에 그녀는 상길과 강력계 동료들을 자극하여 진지한 조사에 착수하게한다.
사건을 조사하던 그들은 이 사건이 늑대개에 얽힌 연쇄 살인 사건임을 알게되었고 희생자들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도시의 어두운 부분에 속한 이들의 비열한 행위를 마주하게된다.
미성년자 성매매, 마약, 투견, 살인청부, 방화.
차차 드러나는 이 추잡하고 비열한 사건 속 진실.
그리고 결국 은영, 상길 콤비는 이 늑대개 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을 향해 다가가게된다.
은영, 상길의 움직임을 따라 영화도 클라이막스로 다가가게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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