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리뷰기

칼슈레이
- 작성일
- 2012.6.25
그랑블루
- 감독
- 뤽 베송
- 제작 / 장르
-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 개봉일
- 1993년 5월 15일
[영화 <그랑블루>의 포스터]
Mayol started to make my marine education. He took me along to see him involving himself in the island of Elba. He told me his life. A little only, not all. He didn't explain me the things, he made me feel them ; he put the hands to me on his "gueuse" and let me leave in blue up to thirty meters. When I'm brought out from water, he smiled me and said to me : "You understood ?" I said yes. I hadn't understood anything, but I had very felt. It's besides this feeling which launched the scenario.
마욜은 나에게 바다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 그는 나를 엘바섬 데려갔고. 나에게 그의 삶을 말해주었다. 전부를 말해준 것은 아니고 아주 조금만 말해주었다. 그는 나에게 그것을 설명하기보다는 그것을 느끼게 해주려했다. 그는 나의 손이 그의 무게추를 잡고있게한뒤 나를 바다 속 30m까지 잠수하게 하였다. 이후 내가 물 밖으로 끌어올려질때, 그는 웃으며 나에게 "이제 이해했는가?"라고 물어보았다.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나는 어떤것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진심으로 그것을 "느꼈던 것"이다. 그 감각은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을때의 감각을 넘어선 것이었다.
(참고로 뤽 베송 감독은 스쿠버 다이빙 교사를 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이로 어릴적부터 스쿠버 다이빙을 체험하며 해양학자의 꿈을 꾸던 마린 보이였다. 그러한 잠수 유경험자였기에 이 인터뷰에서처럼 "산소통을 포함한 모든 스쿠버 장비를 갖춘 상태"로 30m 깊이 잠수가 가능했던 것이다. 여담이지만 뤽 베송 감독은 어릴 적부터 자크 마욜을 존경했었던 준비된 다이버였으나 17살때 불운한 잠수 사고가 있은뒤 아주 깊은 깊이로의 잠수는 불가능해졌다고한다. 하지만 어느정도 깊이의 잠수는 가능한 듯하며 영화 <그랑블루>에서도 극중 엔조가 자크의 기록을 깨고 수립한 신기록에 도전하는 여러 도전자중 세번째 프리다이버로 뤽베송 본인이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다.)
바다는 영원히 생(生)을 탄생케하고 또한 거두어가는 신성한 여인이고.
태어나고 결혼하고 또 다른 존재를 태어나게하는 인간의 삶처럼 바다가 구름이되고 비가되고 강이되고 다시 바다가 되는 순환의 조화를 상징하는 존재이며.
남성과 여성, 현실과 이상, 삶과 죽음 등 모순되는 모든 것을 포용해내는 포근하고 드넓은 가슴을 지닌 생(生)의 어머니이다.
그렇기에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인어, 세이렌, 오딧세이, 수궁가, 용오름, 아틀란티스, 버뮤다 삼각지대'와 같은 바다에 얽힌 수많은 신비한 전설이 생겨난 것이리라.
이처럼 신비롭고 몽환적인 신성한 존재인 '바다'에 대한 인간의 동경은 바다의 근원에 다가가고자 하는 행위로 연결되었고,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박과 잠수함이라는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비행기와 로켓이 인간을 하늘로 보내주었듯 선박과 잠수함은 인간을 보다 바다의 근원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드넓고 깊은 바다 속 대부분은 인간의 미답지로 남아있으며, 여전히 해일과 폭풍우와 같은 바다의 변덕은 인간의 능력 바깥의 신비롭고 거대한 무언가로 여겨지고있다.
그렇기에 21세기에 들어선 인류에게도 아직 '바다'란 신비롭고 몽환적인 동경의 대상이자 신성한 이미지를 풍기는 장소이며. 바다에 대한 동경심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어부, 선원, 해양연구자, 해양공학자, 스킨스쿠버와 같은 수많은 이들을 바다로 이끌고 있다.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품고있는 수많은 이들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이들은 바로 프리다이빙을 즐기는 프리다이버들이다.
'산소통 없이 수압이 온몸을 압박하는 깊은 바다 속으로 고고하게 잠수'하는 그들, '태어날때 유일하게 지니고 태어난 자신의 몸을 믿고 죽음에 대한 공포도 잊은채 바다의 매력을 탐구'하는 그들은 실로 '바다에 대한 동경을 곧 그들의 삶의 방식으로 삼은 이들'이기에 그들의 잠수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절로 바다에 대한 외경심이 느껴진다. (프리다이빙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을 원하시는 분께는 영화 <그랑블루>, 만화책 "글로코스", 무제한 다이빙 방식으로 수심 170m 기록을 세워 90년대를 제패한 프리다이버 피핀 페레라스가 자신의 기록에 도전하다 생을 마감한 아내 오드리에 대한 가슴아픈 이야기를 적은 책 "안녕 내사랑"을 보시길 추천드린다. 만약 그 작품들을 보실 시간이 없다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분들께는 두 개의 좋은 블로그를 추천드려본다. #링크1, #링크2)

1966년부터 1983년까지 이어진 자크 마욜(1983년 56세 나이로 산소없이 수심 105m에 도달한 뒤 은퇴)과 엔조 마이오르카(1988년 57세 나이로 산소없이 수심 101m 도달한 뒤 은퇴) 두 라이벌 프리다이버의 연이은 세계 신기록 갱신은, 비록 지금은 그 기록을 돌파한 이들이 많기는 하지만, 아직도 그들의 기록영상이나 기록자료를 접하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한다.

그 가슴 셀레는 전설적인 두 프리다이버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뤽 베송 감독의 <그랑블루>이다.
(물론 영화는 실존 인물과 실제 신기록 갱신 경쟁 장면에서 영감을 받기는 했지만, 실제 두 사람의 삶과는 상당히 다른 픽션이며 극중 캐릭터의 이름도 엔조 마이오르카가 아닌 엔조 몰리나리이다. 그리고 실제 자크 마욜은 <그랑블루>의 각본작업에서도 조언을 했으며 촬영할때 촬영장을 찾아와 도움을 주기도 했다. 2001년 74세로 세상을 떠난 자크 마욜에게 삼가 조의를 표한다)
영화 <그랑블루>는 "인간의 바다에 대한 동경"을, "남성과 여성, 현실과 이상, 삶과 죽음 등 모순되는 모든 것을 포용해내는 원시적 질서로서의 바다"를 이성적인 스토리가 아닌 감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작품으로 프랑스의 누벨 이마주를 이끈 뤽 베송 감독의 대표작이다.

누벨 이마주란 프랑스 영화 정체시기 등장했던 일련의 작풍으로 헐리우드의 팝문화와 대중 문화를 누벨 바그 세대가 낳은 프랑스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에 접목시켜 모던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와 스릴을 지닌 영화들을 의미하는데,
사실 누벨 이마주라는 용어자체는 그리 많이 쓰이는 정식 용어가 아니며 주로 <베티 블루>의 장 자끄 베넥스, <퐁네프의 연인들의 >레오스 카락스, <마지막 전투>와 <그랑블루>의 감독 뤽베송 이 세 감독의 작품들을 지칭할때 쓰이곤하는 용어이고, 특히 이 3명의 감독 중 뤽 베송 감독은 80년대와 90년대 초반이후에는 헐리우드의 색에 너무 물들어버려 프랑스 영화의 쇠락과 헐리우드의 프랑스 영화계 침식을 촉진시켰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그러한 비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뤽 베송의 대표작 <그랑블루>는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영화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한시대를 풍미한 거장의 걸작' 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으며, 누벨 이마주라는 용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영화라 받아들여지고있다.
본 글의 도입부에 적었던 <그랑블루>를 만들며 있었던 뤽 베송 감독과 프리다이버 자크 마욜의 일화처럼,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바다와 프리다이버 그리고 자크와 엔조라는 바다사나이들의 삶을 "알게 해주는 것"이 아니고 "느낄 수 있게"해주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있다.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섬세하고 상세하게 풀어나가는 방식'이 아닌 '절반이상을 감각적인 픽션으로 채운 이야기, 돌고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에릭 세라 음악감독의 삽입곡, 감각적인 자연 다큐멘터리를 연상케하는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잠수 영상'을 이용한 영화라는 것이다.(참고로 돌고래와 관련된 이야기는 픽션이 아닌 실화이며 실제로 프리다이버 자크 마욜은 호모 델피누스[Homo Delphinus] 즉 돌고래 인간이라 불릴 정도로 바다 환경과 돌고래를 사랑했던 인물이다)
달리 말하자면 <그랑블루>는 글이나 말로서 "이성적으로 풀이하고 이해하기가 어려운" 감각적인 이미지와 소리를 "느끼는" 영화 스타일에 가까운 영화로, 누벨 바그의 영화적 기교를 관객에게 보여주는 탈신비화를 벗어나 다시 옛 감각적인 스타일의 신비감을 지닌 영화로 돌아가는일종의 "낭만주의(Romanticism) 영화"라는 것.
그렇기에 관객들에게 주어지는 어떤 공통적인 느낌은 있지만, 영화에 대한 각자의 해석은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며 실제 영화 속에서도 여러 모순되는 개념들이 각 캐릭터로 상징화 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아마 남성과 여성, 현실과 이상, 삶과 죽음 등 "여러 모순되는 모든 것을 포용해내는 원시적 질서로서의 바다"를 전하기 위해 극속에서 여러 모순되는 인간들의 모습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 보인 것이라 짐작되며.
특히 여러 모순되는 상징성중에서 "숙명론과 자유의지의 대립" 즉 "데카르트와 파스칼의 대립"이라는 대립구도가 강조되는 부분은 "옛 부터 인간이 고민해왔던 이러한 것들도 '바다'에서는 하나로 뭉쳐져 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풀어 이야기해보자면 극속에서 서구의 그리스 로마신화와 동양의 하늘(天)의 뜻 같은 고대의 "숙명론"과 세월이 지나며 니체 등에 의해 대두되기 시작한 인간 "자유의지"의 대립(인간은 그저 생각하는 갈대에 불과하며 거대한 한계라는 외부적 힘의 존재는 인정해야한다고한 "파스칼"과 생각하는 주체가 우주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말한 "데카르트"의 대립으로도 표현 가능)은 자신의 삶을 자연과 공유하며 "자연과 일체화된 삶을 사는 자크"와 바다를 사랑하지만 자크처럼 자연에게 자신을 맡기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으로 자연이 스며들게하여 "자연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사는 엔조"의 대립 구도로 나타나지만.
두 사람은 모두 "바다"를 사랑하고 조안나라는 여인(여성으로 표현되곤하는 '바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기에, 서로의 존재자체가 모순되는 상징성을 띄어 대립될 수 밖에 없음에도 바다앞에서는 "우정"으로 한데 뭉칠 수 있다는 것.

물론 영화의 결말부의 엔조와 자크의 모습을 보노라면 '어떤이는 이 영화가 파스칼적 숙명론의 승리를 말한다고 할지도' 모른다.
허나 결말부를 보면, 자크의 아이를 임신하고있는 조안나는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자크를 보낸다.
결말부에서 그녀는 더 이상 현실을 벗어나고자하는 자크를 말리지 않으며 혼자 힘으로 자크의 아이를 키우며 "현실을 살아가기"로 스스로 결정한 것이다. 엔조보다 더욱 현실적인 인간을 상징하던 캐릭터였던 조안나는 엔조와 자크를 떠나보냄으로인해 더 이상 갈등하는 현실적 인간이 아닌 바다 그 자체를 상징하는 초월적 여인이자 현실을 무시하지 않고 굳건히 살겠다고 다짐하는 초인으로 성장한 것이다.
뤽 베송 감독은 이 장면을 통해 엔조와 자크의 이야기가 숙명론의 승리와 자유의지의 패배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조안나라는 존재로 자유의지의 가능성을 남겨둠으로서"순환하는 거대한 바다라는 원시적 질서를 따르는 존재 앞에서는 모순되는 개념들도 하나로 포용될 수 있음"을 관객들에게 "느껴보라"고 한 것이리라.
즉 <그랑블루>는 이성의 세계에서 억압받는 감성의 세계를 강조하는 영화이며, 작품의 결말부는 '단순한 현실도피나 숙명론'이 아닌 "모든 것이 분화되기 이전의 원시적 질서에 대한 인식의 단초"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해"가 아닌 "느낌"의 영화이니 더 이상 길게 글을 적어 "이해를 돕는 것"보다는 한번 이 영화를 보시고 직접 "느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만 한가지 본 영화를 보실때 참고해주셨으면 하는 사항이 있다면 <그랑블루>의 미국판과 유럽판은 편집과 결말이 다르다는 점이다.
감독판은 168분이고, 유럽판은
<시놉시스>
그리스의 작은 어촌에는 어린 자크 마욜(쟝-마크 바)과 엔조 몰리나리(장 르노)가 살고있다. 자크의 어머니는 집을 나간지 오래고 아버지는 잠수 사고로 돌아가셨기에 자크는 어린 시절부터 돌고래와 바다를 가족으로 여기며 자라게되고, 엔조는 강한 어머니 밑에서 아이들을 이끄는 골목대장으로서 성장하게된다. 자크와 엔조 두 아이는 잠수에 재능이 있는 바다의 아이들로 바다와 잠수에 있어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있고 있으며 그를 통해 조금씩 우정을 쌓아간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두 사람은 오랜만에 재회를 하게된다. 세계 프리다이빙 챔피언이 된 엔조가 어린 시절의 라이벌이자 친우인 자크를 대회로 초청하여 다시 어린 시절처럼 대결을 벌여보자고 한 것. 이후 수많은 대회를 함께 참가하며 우정을 다진 두 사람은 서로의 세계 신기록을 갱신하며 서로를 더욱 인정하게된다. 여러 대회를 참가하던 와중 자크는 조안나(로잔나 아퀘크)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기도한다. 그러던 어느날 자크의 신기록을 넘어서기위해 잠수를 시도하던 엔조가 무리한 잠수로 숨을 거두게되고, 영원한 선의의 라이벌이자 바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유일한 상대였던 하나뿐인 친우를 잃은 자크는 괴로워하게된다. 조안나는 괴로워하는 자크를 보듬어주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않고, 결국 괴로워하던 자크는 큰 결심을 하게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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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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