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리뷰
Annfall
- 작성일
- 2018.1.8
기다리는 행복
- 글쓴이
- 이해인 저
샘터
이해인 수녀가 건네는 사랑의 인사 <기다리는 행복>
이 책을 받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읽어본다. '나에게 어떤 깨달음, 어떤 기쁨, 어떤 행복을 줄까?' 하는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이해인 수녀님의 책은 왠지 마음을 가라앉히고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해야할 것만 같은 기분에 가벼운 마음보다 좀 더 묵직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이해인 수녀의 6년 만에 선보이는 산문집으로 수도자로서, 인간으로서의 삶과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온 생애를 두고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이라고 표현한 이해인 수녀의 '기다림의 행복'..그 글들은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고,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하라는 작은 채찍질을 해주기도 한다.
일상의 행복
이해인 수녀님의 글은 우리에게 아픈 몸과 마음에에 건강함을 되찾아 주기 위해 꼭 필요한 '약'인 것 같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약이 되게 하소서(p.26)'라고 기도하시는 수녀님의 마음이 글 속에 모두 담겨 있다.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건네주는 글로 인해 마음에는 평화가 찾아오고 건강도 조금씩 좋아질 것 만 같다.
일상의 작은 사물조차 그대로 흘려버리지 않는 이해인 수녀님.
작은 수첩, 분홍빛 타월에서 그것을 건네준 사람들의 마음을 기억하고 그것에 감사함과 행복을 느끼시는 수녀님을 보며 작은 것 하나 소중히 생각하는 그 마음을 배워본다.
'삶의 여정에서 아름다운 순간들이 많이 오더라도 내가 발견하고 느끼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 p. 58
일상생활에서 엄숙하기만 할 것 같은 사제와 수녀님들에게도 쾌할한 웃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가끔 잊게 된다. 수행자에게도 우리에게도 '인생에서는 쾌활함과 따뜻한 유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람들에게 웃음은 작은 위로과 행복을 줄 수 있으니..
오늘의 행복
'삶이란 사랑하기 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자유시간(아베 피에르 신부)'이라는 말씀에서 사랑과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자 하는 이해인 수녀님의 수칙을 기억해본다.
좋은 일과 궂은 일 모두 나의 길 위에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1) 고운 말쓰기 2) 밝은 표정 짓기,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책 읽기, 마음을 다스리는 기도하기
3) 타인의 부탁을 좋은 마음으로 심부름하기 4) 좋은 일과 궂은 일 모두 고맙게 받아들이기
오늘 하루 /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 없어서는 아니 될 / 하나의 / 길이 된다 (길 위에서 中) -p.78
수행이란 안으로는 가난을 배우고
밖으로는 모든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다
어려움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다
용맹 가운데 가장 큰 용맹은
옳고도 지는 것이다
공부 가운데 가장 큰 공부는
남의 허물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 (성철스님, 공부노트 中) p.80- 81
온유한 마음을 갈고 닦고, 기쁨을 주는 고운 말을 쓰고, 겸손의 덕을 수행하기를 노력하는 수녀님의 새해 결심을 읽어보며 나 또한 수녀님과 함께 새해의 결심을 함께 노력하기로 다짐해본다. 참된 겸손이란 무조건 자기 비하하고 못난다고 한탄하는 것이 아닌 '삶에 대한 감사와 사람에 대한 예의를 충실히 지키며 남을 무시하지 않는 따뜻함(p.102)' 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기다리는 행복
‘온 생애를 두고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이라고 표현한 이해인 수녀님의 '기다림의 행복'..
끝이 없는 기다림이란 고통스러운 일일수도 있지만, 욕심을 버리고 그 기다림의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있어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겨울을 지나 설레는 기쁨으로 맞이하는 새로운 봄. 새로운 시작을 희망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다리는 행복
- 이해인
온 생애를 두고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수수한 옷차림의 기다림입니다. 겨울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처럼 나의 언어를 익혀 내 복된 삶의 즙을 짜겠습니다. 밀물이 오면 썰물을, 꽃이 지면 열매를, 어둠이 구워내는 빛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나의 친구여, 당신이 잃어버린 나를 만나러 더 이상 먼 곳을 헤매지 마십시오. 내가 길들인 기다림의 일상 속에 머무는 나. 때로는 눈물 흘리며 내가 만나야 할 행복의 모습은 오랜 나날 상처받고도 죽지 않는 기다림,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나의 소임입니다. - p.193
흰구름 러브레터
2010년 입적한 법정 스님과의 편지, 박완서 작가에게 전하는 메시지, 세월호 1주기에 쓴 추모시, <죽음과 죽어감>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박사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소개되어 있다.
'죽어가는 환자들의 곁을 지켜주는 일은 인류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고유함을 생각하게 한다. 그 일은 우리 자신의 유한함, 생명의 유한함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 인간은 저마다 독창적인 삶을 살아감으로써 인류역사의 한 올로 우리 자신을 엮어놓는다'는 당신의 감동적인 말을 마음에 새기며 지금 제가 해야할 일이 바로 사랑과 돌봄의 영성을 기초로 한 인간적인 배려이고 따뜻한 관심인 것을 다시 깨닫습니다. - p.315
아픈 사람에게도 자신만의 감정과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메마른 감정으로 대했던 시간을 반성한다는 수녀님. 암 투병 등으로 오랜시간 병마와 싸워오고 있던 이해인 수녀님이 <죽음과 죽어감>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박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면 자신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향해 더 배려하려는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환자들에 대해 '인간'이 아닌 '환자'로서만 대해왔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며 반성하게 된다.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자세는 아마도 다를 것이다. 꽃이 한 순간에 시들어가듯 죽어가는 것이 아닌 죽음을 기꺼이 맞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갖을 수 있을까?
처음의 마음으로_기도하는 마음으로
이해인 수녀님의 1968년 첫 서원 이후 일년간의 일기가 수록되어 있다.
첫 서원의 기쁨과 설렘, 완벽한 수도자의 모습이 아닌 불완전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불안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시에 대한 열정...시를 통해 주님의 곁에 다가가고, 그 울림을 전달하고자 하는 수녀님의 시에 대한 경건한 마음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귀하고 귀한 글, 감사하고 은혜로운 글들이 마음을 다독이고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해 편지글을 쓰듯이,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글들이 많아 흘려서 읽히지가 않는다.
글을 읽으면서 더 감사함을 느끼게 되고, 더 나누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오만한 내 마음을 낮추어 겸손함을 지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난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지금, 이 책보다 더 어울릴만한 책은 없을 것 같다.
2017년의 마지막 날과 2018년의 첫 주를 이해인 수녀님의 <기다리는 행복>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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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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