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컬러코드
- 작성일
- 2023.2.25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
- 글쓴이
- 가토 겐 저
필름
앞으로 다채로운 나날이 펼쳐질 거야. / p.11
대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 식당보다 학교 근처에 있는 도시락 가게를 많이 애용했었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메뉴가 있었으며, 빠르게 먹고 수업을 들으러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갈수록 도시락 가게를 갈 일이 줄어들었는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다시 찾게 되는 중이다. 재정이 더 나아졌는데 도시락 가게를 찾는 이유는 그때의 추억이지 않을까.
이 책은 가토 겐의 장편 소설이다. 표지에서부터 따뜻함을 주었던 책이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도서관이나 서점 등 책을 다루는 곳에서 힐링을 주는 이야기들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는데 도시락 가게는 조금 의외이기도 했다. 힐링 소설 자체에 큰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에 더 망설일 것도 없이 구매했다. 그러나 읽을 책이 많아 그동안 미루다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된 장소는 도시락 가게이다. 예전에는 할아버지께서 운영하신 듯하지만 지금은 젊은 여자가 운영하고 있다. 무심한 표정으로 쿠폰이 다 되었다고 언급하며 도시락과 함께 음료수, 그리고 다른 선물을 손님들께 준다. 처음에는 탐탁지 않았던 손님들은 다른 선물의 정체를 보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떠올리거나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걱정이 풀리는 일을 경험한다.
읽는 내내 미스터리를 느꼈던 작품이었다. 도시락 가게의 이름이 처음부터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도시락 가게의 터를 두고 조금은 특별한 사건이 전개된 듯했다. 고객들의 힐링이나 삶의 나아진 방향에 초점을 맞추어 읽었지만 미스터리 요소가 있다는 점은 조금 독특하고도 신선했다.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붙이자면 주인의 표정이나 말투 묘사가 조금은 시큰둥하거나 정적으로 표현이 되다 보니 더욱 그렇게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오래된 친구를 떠올려 잊혀진 인연을 다시 찾았고, 또 누군가는 사랑을 쟁취했다. 도시락이 다른 사람들에게 양식이 되어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처음에 가졌던 순수한 의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서점과 도서관이 마음의 양식이라면 물질적인 양식은 도시락이나 식사가 될 테니 말이다.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을 했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깊게 깨달았던 지점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식사에 큰 의미를 두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별생각 없이 힐링을 찾아 읽었던 책이기는 하지만 작품 안에서 고객들과 주인들의 이야기가 따뜻함을 주어서 생각보다 많은 여운을 남겼다. 주위에 이렇게 영혼의 양식까지 주는 도시락 가게가 있었더라면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던 소설이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