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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켄드,굿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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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처음 지루한 몇 장을 견디다 보면 이야기는 곧 팽팽한 긴장감과 갈등으로 가득해진 다. 특히, 이 소설의 색다른 점은 그러한 긴장과 갈등의 연속에서도 이 다섯 여자들이 서로에 대한 미움과 배신으로 나아가진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단지 저택에 모여 있는 3일동안 끊임없이 먹고 마실 뿐. 그야말로 강물처럼 흐르는 여자들의 풍성한 수다 속에서 살인 사건은 따스하고 평화적으로, 그렇지만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되는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따금 허를 찌르는 온다 리쿠만의 문체는 흥 미진진한 이 추리 소설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그러나 다른 추리 소설과 달리 <목요조곡>만의 신선한 점은, 이것은 추리 소설이면서 동시에 '작가들의 이야기'라는 데에 있다. <목요조곡>의 등장인물 들은 모두 '글쓰기를 생업으로 삼고 있는 책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다. 온다 리쿠는 이 여자들을 등장시켜 작가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 사해 극의 전개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렇듯 자신만의 특이한 범주를 확립한 온다 리쿠의 책들은 그래서 항상 더욱 기대된다. ⓒ Hyang 2010

  2. '나오키상 수상작' 책을 소개하는 이 한 문장에 끌려, 그만 닥치는 대로 읽고 말았다. 어색한 일본 소설 속 사투리에 집중하기 힘든 것도 잠시, 이내 세이 에게 찾아온 잔잔한 사랑에 함께 설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6월, 아무리 막아보려 해도 소용 없는 사랑의 소용돌이. 그 어떤 직 접적인 언급도 없다. 단지 "차 한 잔 하자"고, "돌아가자"고 읊조릴 뿐. 그러나 나도 모르게 행간과 행간 사이, 세이와 이사와의 미묘한 감정을 들춰내고 있었다. 세이에게 사랑은, 그녀 자신도 모르게 찾아왔다가 이내 그녀 자신도 모르게 절정으로 치닫고 만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남편으로부터 떠나가고 있었고, 또한 세상의 끝에 서 있는 기분마저 느낀다. 모든 것이 이사와 때문이다. <채굴장으로>는 사랑에 관한, 섬세한 필름같은 소설이다. 잊고 있 었던 사랑의 설렘, 세포 하나하나가 일어서는 그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소설이다. 아아. 그러나 오징어젓과 함께 술을 마실수밖에 없는, 세이의 남편 요스케가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Hyang 2010

  3. 이것은 가장 피학적이고 또한 가장 가학적인 사랑. 모든 남성들의 사랑을 결정하는 아주 간절하고도 원형적인, 그러나 동시에 유아적이고 퇴행적인 사랑. '엄마'로 귀착되는 모성염원적 사랑(귀뚜라미가 온다)과 저 밑바닥 끝까지 떨어져 있는 여성을 향한 구원지향적 사랑(광어)과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죽고, 죽이는(2시 31분) 가학적이면서 동시에 피학적인 사랑. '정상인'이 가장 비정상적인 행태(배꽃이 지고)를 보이는 모습을 보 며 겨우 분을 삭이고, 매장면 마른 침을 꿀꺽꿀꺽 삼키면서 내 용전개의 추이를 살펴보며(밤의 조건, 구두, 성탄절) 자주, 몸서리 쳐질만큼 잔인한 장면에 진저리치게 되는(배의 무덤). 어쨌든 가장 날것의, 가장 지고지순한, 가장 슬픈(전나무 숲에서 바람이 분다), 남자가 사랑하는 방식. ⓒ Hyang 2010

  4. 김이은의 이번 소설집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단편은 <이건 사랑이 아니야>였다. <이건 사랑이 아니야>는 단편영화 <히즈 네임 이즈 트래벌>을 떠올리게 한다. 스스로 감금된 생활을 영위하다 기어서 밖으로 나온다는 스토리 얼개 때문일까. 왠지 모르게 그로테스크하고 기묘한 이미지가 그려져서일까. 문장, 문장마다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코끼리가 떴다>에선, 사회 를 향한 작가의 관심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전반적으로 소 설 하나하나마다 현 사회의 분위기가 마치 양념처럼 빠지지 않고 가 미돼 있다. 비정규직 이야기며 청계천 이야기, 또 현대소설에서 빼 놓지 않고 등장하는 사회의 익명성과 무관심에 대해서도...... 김이은의 이번 소설집이 신선한 것은 '대체 어떻게 이런 이야길 다 상상했을까?'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드는 그 독창적인 스토 리 라인에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배를 움켜쥐고 깔깔거렸다가 때론 온 세상이 다 꺼 질듯 시무룩해져선 한숨을 내쉬게 만드는 작가의 힘이란, 정말 언제 보아도 대단하다! ⓒ Hyang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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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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