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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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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글쓴이
한강 저
문학과지성사
평균
별점9.3 (572)
망고딸기

 

Birth(출생)와 Death(죽음) 사이에서 Choice(선택)하는 것이라는 뜻의 '삶은 B와 D사이의 C다'라는 샤르트르의 명언이 문득 생각났다.《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에서 엿보는 시들이 이러한 감정에 휩싸이게 한다.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진 출생과 죽음 사이의 '삶'이, 행복보다 고통과 맞서 싸워야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시집을 읽는 며칠사이에 공교롭게도 눈물이 툭하고 터지는 일이 생겼다. 자의로 흘렸던 눈물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타의에 의해, 눈물이 툭하고 터졌던 것이다. "좋겠다 너는, 생명이 없어서" - 조용한 날들 中  하얀 조약돌을 향해 무심코 던졌을 한마디가 간절하게 생각났다. 하얀 조약돌에는 마주보는 눈이 없었다며, 더 이상 무엇에게도 손을 뻗지 않았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 순간에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서른이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괜찮아 中

 

너무 힘들어서 아무나 붙잡고 나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었던 시기에 '괜찮아'라는 시를 발견했다.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들켜서 다행이다 싶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괜찮다'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위안을 받았던 그때처럼, 이번에도 그렇게 위안을 받았다. 나를 울릴 생각은 없었을테지만, 뺨에서 반짝이고 흘렸던 눈물을 바라보며, "이래서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려고 하냐며" 나에게 한마디를 건냈을 상대방도 마음은 편치 않았을것이다. '알고 있니, 모든 가혹함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가혹해'- 몇 개의 이야기 6 中 처럼 삶의 고통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연습이라고, 그리고 가혹함을 견뎌내야 된다고 나에게 말해주는 듯한 날들을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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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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