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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god
- 작성일
- 2019.9.22
정적
- 글쓴이
- 배철현 저
21세기북스
정적이라는 의미를 문득 생각해본다. 정적이다, 동적이다 반대어로 의미로 움직임이 적은 상태 또는 분위기를 말하는 뜻이라 추측하고 인터넷에 국어사전을 열어본다. 무려 8가지 뜻이 있다. 물론 한자가 다르다. 소리글자로 8가지의 정적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책에서 말하는 의미는 아마도 움직임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요하고 괴괴하다는 의미가 더 적확하다. 그리고 사실 난 고요하고 괴괴하다는 의미에서 괴괴하다는 뜻을 몰라 다시 한번 괴괴하다는 뜻을 찾아보았다. ‘쓸쓸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고요하다’라는 뜻이다. 정적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고요하다’라는 의미가 되겠다. 저자를 변화시키는 분위기는 고요함이다.
저도 때론 고요한 곳에서 명상에 젖어 상념에 빠지곤 한다. 한가한 어느 날 누릴 수 있는 고요한 명상은 머릿속에 복잡하게 헝클어져 뒤얽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서서히 소진되어 지쳐버린 정신적 에너지가 차츰 보충된다. 정신적 에너지가 충분히 채워지면 지난 시간을 되짚어 볼 여유를 갖게 된다.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지금 내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 해 볼 수 있다. 그것이 명상이 갖는 매력이다. 정적이란 명상이라는 말이 내포된 의미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한다.
두 글자로 된 단어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저자의 생각을 두 글자의 단어들로 정리한 책이다. 두 글자 단어를 선택하여 정리하였다면 선택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생각의 깊이는 느껴진다. 사유의 깊이가 느껴지니 선택의 이유를 깊이 고민하고 정리하였으리라 짐작해 본다. 각 단어에 대한 의미가 국어사전에서 찾을 수 있는 뜻이 아니라 저자가 정의하는 뜻풀이라서 마음에 든다. 자신만의 시각으로 단어를 해석하는 이야기가 와닿는다. 한 번은 곱씹어 봤을 만한 이야기를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좋다. 그 관점이 내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일상의 소소함을 뜻깊게 해석해 낼 줄 아는 이야기가 좋다. 김춘수 시인의 꽃의 시구절이 좋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일상의 소소함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감성이 좋다. 이 책에서 그런 감성이 느껴진다. 사전적으로만 알던 일상의 언어가 새로운 시각으로 깨달음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서 좋았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고 사이사이 명언들에 대한 의미도 곱씹어 보면서 두 글자 단어들에 대한 관련 에피소드들과 언어학적으로 해석을 가미한 것도 괜찮았다. 끝으로 저자의 명언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완벽은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다.’ 멋들어진 말이다. 완벽하다는 말은 결국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완벽하다고 말하는 게 현실적으로 더 와닿는 설명이다.
머리가 복잡할 때 명상을 하는 기분으로 찾아 읽어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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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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