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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글쓴이
김충식 저
폴리티쿠스
평균
별점9 (31)
리유니

최근 동명의 영화가 설 대목을 앞두고 개봉했다.

영화를 보고 책도 읽어보리라 다짐했다.

1489 page로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두꺼운 책이다.

2~3일에 걸쳐 완독했다.

중앙정보부와 그 부장들의 연대기.

여러 명을 인터뷰하고 기록을 남긴 저자의 집념과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저자는 동아일보 출신의 기자이다. 책은 기자의 기사답다. 인물들과 사건을 파헤친다.

1990년 8월부터 매주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글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실제 인물들이 증언하는 내용을 그대로 실어 현장감이 높다.

 

2020년에 사는 독자는 1961년부터 1979년까지 이어지는 제4공화국을 간접체험할 수 있다.

5.16 군사정변부터 10.26 사건 수습 이후까지 권력을 행사했던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서 말이다.

 

1. 초대 중앙정보부장은 영원한 2인자 JP다.

내 기억 속 JP는 네모난 안경을 쓴 늙은 할아버지인데 초대 중앙정보부장 시절 JP는 말끔한 외모의 청년이었다. JP는 내내 박정희로부터 견제당했다. 수려한 외모와 언변을 대통령이 맘에 안 들어했다고 한다. 이렇게 2인자를 두지 않고 견제하는 방식으로 권력을 다졌나보다.

 

2. 가장 기억에 남는 중앙정보부장은 이후락이다.

별명이 제갈조조였다고 한다. 권세도 누리고 퇴임 후에도 드물게 비교적 잘 지낸 사람이다. 일본에 가 있을때도 맛있는 초밥을 사 항공편으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하니 그의 충성심도 가히 놀랍다. 정보력도 좋고 눈치도 빨라 잘 먹고 잘 살아간 사람이랄까. 또한 북한과 7.4 공동성명을 낼 때 주역이 이후락이었는데 이 또한 인상깊은 부분이다. 정치에 능하고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능력이 좋았다. 김대중 납치사건 등으로 중앙정보부장에서 물러났지만 고향 울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 뱃지도 달았다. 떡고물 발언도 그의 명언으로 꼽히는데 다음과 같다.

"떡을 만지다 보면 떡고물이 손에 뭍는다."

기업에서 정치자금을 걷으며 본인에게 떡고물을 떨어졌다는 얘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그 떡고물이 100억을 넘는다니 참 놀라울 따름이다.

 

3.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주는 교훈을 잊지 말자.

박정희 정권하에 남산의 돈까스로 불리며 잔인한 폭력을 서슴치 않았던 사람. 그래서 권력을 잃은 후에 늘 초조했고 불안해했다. 미국 망명 후에 정권의 비밀을 폭로하고 자서전을 펴냈다. 그럼으로써 프랑스에서 종적을 감춘게 아닌가? 권력은 유한하다. 과함은 늘 독이 된다. 정점에 있을 때 나의 언동을 살펴야 한다. 내리막은 그리 멀지 않을지 모른다.

 

4.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는 동명 영화의 주인공이다. 박정희 정권 마지막 중앙정보부장의 고뇌를 느낄 수 있다.

코리아게이트로 미국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고 김형욱의 미국 청문회 증언과 자서전 출판으로

김재규는 난관에 봉착한다.

여기에 막무가내 폭력적인 차지철은 갈수록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

박정희 대통령은 부하들을 은근히 비교하며 충성경쟁을 시킨다.

독재기간이 길어지며 부마항쟁 등 시위가 빈발하는데 여기에 대한 시각도 갈리게 된다.

박정희와 차지철은 탱크로라도 밀어버리자는 입장이었고 김재규는 무모하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아마도 이 사건 때문에 10.26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지 않을까?

 

책은 남산의 부장들 외의 인물들도 소개한다.

박정희가 귀여워해 양자라고 소문났던 전두환, 그의 육사 동기 노태우. 현대 정주영.

이명박과 노무현, 문재인도 짧게나마 페이지를 장식한다.

 

YS가 그토록 외쳤던 '갱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박정희의 그림자를 다시금 확인한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렬히 갈린다.

권력을 위해 폭력을 서슴치 않았던 독재자 또는 눈부신 경제개발을 이룩한 지도자.

인물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몫이므로 더는 논하지 않겠다.

다만, 저자가 서술한 것처럼 우리나라 정치는 박정희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지 못했다.

그의 딸인 박근혜씨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문재인 대통령 또한 유신의 서슬퍼런 시절을 견뎌낸 사람 중 하나다.

 

역사는 반복이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남산의 부장들처럼 권력을 행사하는 자들이 있을 것이다.

권력은 조직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법이다.

우리가 역사를 궁금해하는 이유도 이 때문 아니겠는가.

많은 부장들에게서 삶의 지혜를 얻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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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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