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뉴스를 접하면서, 또 <연을 날리는 아이>와 <천개의 찬란한 태양> 등 아프가니스탄 관련 책을 읽으면서, 좀더 전문가의 시각에서 기술한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을 알기를 원했다. 그런데 한 지역에 한 권짜리 책들은 비전문가인 내가 읽기에는 분량이 부담스러웠고, 세계 주목을 받을 때 외국인 저술서를 급히 번역한 책들이 많아서 신뢰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팔레스타인, 아프가니스탄, 카슈미르, 쿠르드족, 코소보, 체첸, 동티모르, 필리핀 모로족을 각각 다른 국내 전문가 필자들이 한 장 씩 나누어 각 지역의 분쟁을 설명해주고 있다. 나 처럼 이 지역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읽기에 좋다.

 

각 장마다 필자가 다른 관계로 글의 질 차이가 들쑥날쑥한 문제가 있다. 어떤 부분은 그저 연대순으로 분쟁 나열만 하는 글도 있다. 제6장 체첸 편(서정민 저)은 러시아와의 관계 등 정세분석이 들어가서 다른 장에 비해 월등히 읽기 좋았다.

 

모처럼 맘에 드는 책을 만났는데 품절이어서, 강추라고 말하기가 좀 그렇다. 발간된지 6년 넘게 흘렀기도 하니, 세계정세 변화를 반영하여 개정판을 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개정판이 나온다면, 각 장별로 이슬람 용어를 통일해서 표기해 주었으면 한다. 어느 부분은 수니파, 시아파, 오스만 투르크인데 어느 장은 순니파, 쉬아파, 오토만 터키하는 식으로 나온다. 아무리 각 장별로 필자가 다르다고 해도, 이건 편집실의 근무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