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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냥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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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정드레스




1 <마법 천자문>상영관으로 잘못 들어간 줄 알았다

조카애들에게 만화영화 <마법 천자문> 표를 끊어주고, 영화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볼 영화를 찾다가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의 평이 안 좋기는 했지만, 순수하고 여린 마음의 소유자인 나, 껌정(믿거나 말거나)은 요즘 개봉한 폭력적이거나 공포스런 영화를 차마 혼자 볼 수 없었다. 물론, 나이에 비해 해맑은 동심을 간직한 나, 껌정(두번째이니, 걍 믿으시길)은 사실 개봉하는 모든 판타지 영화를 거의 다 보기는 한다. 비록 보고나서 시시하다는 평을 쓰기는 해도, 워낙 마음속에 상상의 왕국을 혼자 경영하는 귀여운 모습을 간직한지라(세번째이니, 인정하시라, 아, 쫌~) 개봉 판타지 영화마다 낚여서 파닥거곤 한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쫌 심했다.
자막만 3D라니!


샤말란 감독! 내 돈 내놔!



게다가 "받아라, 물 수水!"하면 손에서 물이 좍 나가는 만화영화를 피해서 본 실사영화인데, 이 영화도 물 수水와 불 화火, 게다가 흙 토土까지 등장인물들의 춤 사위를 따라 난무하는 것이 아닌가?



아, 정말 난 <마법천자문>상영관으로 잘못 들어간 줄 알았다!

2 영화, 이래서 시시했다


 


내용은 이렇다.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예전에 <제 5원소>에서도 한번 우려먹었던 적이 있다)에 영감을 받은듯 세상은 물, 불, 흙, 공기의 나라로 나뉘어져 각각의 원소를 다루는 능력자들이 있고, 늘 그렇듯 세력 균형을 깨는 나쁜 나라, 나쁜 인간들이 있고, 그들 모두를 제압할 수 있는 극강의 능력자가 있다. 바로 그 운명의 사람, 아바타인 아앙은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지만, 친구들 덕분에 성숙, 스승을 찾아 자신의 능력을 완성해나가며 동시에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려 한다.


 


이 정도가 기본 줄거리인데, 각각 등장인물들의 과거나 행동 동기와 관련한 부분이 짧게 소개되며 장면 전환이 빠르다. 불의 제국 왕자인 주코의 경우만 해도 참 사연과 상처가 많은 인물인 것 같은데 전체 전개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는 아주 유치한 기본 줄거리, 즉 아앙을 중심으로 한 쌈질장면만 돋보이게 된다. 그런데 그 쌈질 장면이 참 볼게 없다.


 


게다가, 서양인들 보기에는 어쩔지 모르지만 중국인들이 아침마다 공원에서 하는 기공체조같은 동작으로 우주의 원소들을 움직인다는 거, 우리 보기에는 웃기기만 하다. 게다가, 오행五行인 목화토금수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불의 제국 전사들과 워터벤더의 대결 같은 것은 이미 뻔히 알고 있는 수극화水剋火의 이론이다. 전혀 신비롭지 않다. 의상도 신비롭기는 커녕 잠옷가운같다.

3 영화, 그러나 배경은 좋았다


 


갑옷 등 의상과 배경 건축물이 중세 중국 그리고 기타 아시아 배경이다. (물론 오락영화 보면서 이런 점을 보고 쓴다는 것이 의미없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영상매체를 보면서, 지난 시절을 다룬 역사서에서 묘사하던 배경장면을 떠올려 비교해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그러니 걍, 넘어가 주시라) 아앙이 살던 나라는 티벳이나 네팔 지역을, 그들이 방문하던 물의 나라는 캄보디아 같은 동남아 배경이고,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지역은 중국 서역, 서남아시아, 터키 접경 지역과 유사해 보였다. 전체적으로 중국 주변 국가나 소수민족의 의상, 사원 양식을 고려해서 세트 디자인을 한 것 같다. 보는 눈이 황홀했다. 아앙은 싸우건 말건 말이지.


 


그런데 웃기는 것은 배경과 피지배인민들은 다 중국 등 몽골로이드 아시아계통 인종인데 주요 등장인물들과 왕족들은 다 서양인종이라는 거!


 


4 은근 근대초기 제국주의 역사가 느껴진다


 


참 재미있는 게, 불의 제국만 다른 세 나라와 달리 산업혁명기에 들어간 서구의 모습을 보인다. 불의 제국의 검은 쇳덩어리 증기선 군함의 모습은 얼마나 상징적인지, 아편전쟁 기록화를 보는 듯한,에도만에 뜬 구로후네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제작진은 세상을 지배하려는 불의 제국의 폭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렇게 설정한 것일까. 지구의 균형을 지키는 아바타의 존재를 없애려는 모습을 보면, 자신들이 주도한 산업혁명으로 지구 생태계를 파괴한 과거 서구제국들의 역사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역시 중국을 대하는 자세이다. '드래곤 스피릿'은 아앙의 내부에서 그를 이끌어주지만, 살상과 복수는 아바타의 본분이 아니라고 말한다. 성장하는 중국, 그러나 당한 만큼 서구에 복수하지는 말라는, 뭐 그런 거? 헐헐헐.


 


5 아쉬운 점, 그 외


 


변태 껌정에게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맨 아래 사진 장면이었다. 티벳 사원 비슷한 곳으로 간 아앙은 노승의 인도에 따라 한 건물에 들어간다. 그 곳은 천정까지 빼곡하게 나선형으로 층층이 설계된 공간인데, 층마다 동상이 들어차 있다. 노승은 설명해 준다. 이들은 바로 당신의 전생의 모습들이라고. 아아! 수많은 전생의 자신들과 대면한 사람의 기분은 과연 어떨까? 보는 순간 숨이 딱 막혔다. 물론 영화는 그 부분을 길게 끌지 않고 바로 아앙을 생포하려 온 불의 제국 병사들과의 대결로 이어지지만,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영화가 시시해진거다!) 난 눈물이 나려 했다.


 


자신이 원하지 않건만 져야만 하는 숙명적 의무의 중압감, 그 모든 책임을 다하고 죽고, 또 남은 책임을 다하고자 다시 태어나야만 하는 자신들,,,, 그런 과거의 자신과 대면한 어린 자의 고독,,, 왜 이런 점을 영화는 더 담아 보여주지 않는가? 애들 판타지 영화이면서도 충분히 훌륭한 성장영화가 될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



그외.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주인공 인도 소년 자말이었던 데브 파텔이 불의 제국 왕자 주코로 나온다. 눈에 힘 주고 나오지만, 그래도 착해 보인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제스퍼 역 배우인 잭슨 라스본도 나온다.


그래서, 꼬마 아앙은 눈에도 안 들어온다.



- 배경이 되는 사원에 주목!

- 아편전쟁 기록화같은, 불의 제국 전함의 출몰 장면.


  에도만에 들어온 구로후네를 떼로 보는 것 같기도 했다.

- 2층만 보이지만, 층층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는 조상은 아바타 아앙의 전생의 동상들이다.


가슴이 뭉클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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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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