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보는 역사, 조선과 명청 기시모토 미오,미야지마 히로시 공저/김현영,문순실 공역 너머북스 | 2014년 09월

이 책의 원전<명청과 이조시대>-한 나라의 역사를 넘어선 동아시아 읽기-,란 제목은요즘, 우리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나라'라는 틀을 역사적 관점에서 바로 잡아보려는 시도다. 한, 중, 일 모두 국가라는 틀에서 역사를 구획, 국사와 세계사로 구별하고, 국사에 특별한 위치를 부여하는 것이, 역사교육은 물론 일반 상식회 됐다. 언어나 문화의 연속성이라는 점에서는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식은 때때로, 근대적 내셔널리즘을 아무 생각없이 과거에 투영하여 오늘날 국가의 틀을 아득한 과거에까지 소급 적용함으로써 역사의 역동적인 움직임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명청시대, 조선시대, 바쿠후시대의 일본, 이들 삼국 어찌보면 몽골, 대만 등을 포함하여 북동아시아 혹은 동아시아라는 지정학론에서도 자주 등장하지만, 동 시대 3국간의 역사발전과 그 경로는 어떠했는지, 오늘날 까지 영향을 미치는 전통의 확립(유교적질서 등)이라는 것이 언제 어떻게 굳어졌고, 변화, 변형돼왔는지를 한 발짝 물러, 원근법으로 비교해가면서 보는 것 또한 아주 신선한 작업이라 여겨진다.

현재를 관통하는 세 나라의 흐름...이를 통해서 우리가 읽어야 할 역사는 관계라는 것이다. 나라이건 사람이건 관계에 따라 거리를 두거나 가깝게 하거나, 속에 있는 말을 하거나 형식적인 대화로 그치기도 하다. 관계란 상대적인 것이어서, 내가 어떻게 남을 대하느냐에 따라 거리, 깊이 등이 달라진다. 한 나라를 중심으로 기술되는 국사는  그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에 따라 다른 국가와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하는 것으로...가끔씩은 심각한 갈등 속에 놓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