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빨간토끼
- 작성일
- 2022.1.3
밀회
- 글쓴이
- 윌리엄 트레버 저
한겨레출판
단편은 사탕을 한알 한알 녹여 먹거나 포도알을 하나 하나 뜯어서 입 안에 넣고 오물거리거나, 견과류를 오도독 하고 씹고 씹어서 꿀꺽하고 삼키는 맛의 느낌을 준다.
" 윌리엄 트레버" 라는 작가를 나는 알지 못했다.
무려 1928년도의 태어난 작가, 그렇게 오래전의 작가.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시절에 태어난 작가, 2016년 88세의 나이로 작고 할때까지 수백편의 단편과 18권의 책을 낸 아일랜드의 작가. 분명 저런 그의 이력만 읽어도 그가 나이든 남자라는 느낌을 가지고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이가 있는 옛날 남자라는 이미지.
그 이미지 가지고 책을 들여다 보고 그의 글을 곱씹어 본 건 나의 크나큰 실수 였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그의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졌고,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앞 페이지로 넘어오는 버릇 때문에 다시 그의 이력을 보다가 와~
섬세한데 또 집요하진 않고 , 두루뭉실 한거 같은데 예리 하고 , 딱 잡아서 이해가 되진 않지만 알 것같은 그의 단편들.
다음편으로 넘어 가고 넘어 갈때 마다 나이든 여자이거나 소년이거나 아이거나 중년남자이거나, 등장 인물들이 계속 바귈때 마다 또 다른 작가가 이야기를 이어 가는 느낌을 받았다. 한 작가의 작품인데, 다른 사람이 쓰는 것 같은 느낌.
한 선생님에게서 배운 다른 마음을 가진 사진이 쓰는 단편집 같은 기분을 느끼고는 감탄을 하고 말았다.
하나 하나에 나는 집중했고, 몸을 웅크리고 보다가 늦게야 기지개를 켰는데, 단편을 곱씹을새도 없이 읽어 제껴서 놀랐다. 말랑 말랑한 글도 아니고 농담도 없는데 농담 같이 들리는 마법, 특히 전통등에서 간간히 나오는 라틴어 기도문이나 말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아 이건 해리포터 아이들이 쓰는 마법 같은 말이구나 라고 혼자 생각 버리고 말았다.
원래라면 나는 단편집을 한번에 읽어제끼지? 않는다. 한 에피소드가 끝나면 조금 쉬거나 아니면 다른 책을 읽거나 해서 머리를 좀 다른 것에 물들이고 다시 돌아와서 다른 단편을 읽는 편인데, 그래야 짧은 이야기라도 한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그랬는데...이 책은 그러질 못했다.
아니 그러지 않은거지..
그랬던건 처음 이야기 부터 몰입감이 있어서 일거다. 유독 어? 끝난건가 싶게 끝나는데 그래서 더 읽어버린건지도 모르겠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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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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