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mstbjd
- 작성일
- 2023.5.19
카피책
- 글쓴이
- 정철 저
블랙피쉬
블로그를 운영 중에 있다. 시작은 반려견의 매일을 기록하기 위함이었다. 쓰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반려견, 진돗개를 키우며 우리나라 토종개인 진돗개를 널리 알리고 싶어졌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일기장에 쓰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함이 목적이란 생각에 미쳤다. 읽히지 않는 글은 살아있는 글이 아니다.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라는 책의 부제를 보고 이 책의 필요성을 느꼈다. 카피라이터만을 위한 책이 아닌, 글을 쓰는 행위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책. 35년 차 카피라이터로 살아온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책의 흡입력은 상당해서 빠른 시간 안에 다 읽어버렸다. 재밌어서 쉴틈이 없었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사진을 찍으며 읽는데 나중에 보니 찍은 사진이 수십 장에 달했다. 중간중간 실습하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실습을 빼먹으면 바로 꾸지람을 들을 것만 같았다. 어차피 매일 한 개 이상의 포스팅을 하고 있으니 책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카피책』에서 배운 것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필요 없는 부분을 쳐내는 것이었다.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게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을 작성하는데 쓸데없는 말들을 해서 장황한 글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바로 적용해서 늘어뜨리지 않고 핵심만 적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글이 완성되었다.
4. 일대일
소비자 한 사람과 마주 앉으십시오
내가 지금 어디에서 어떤 자세로
누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p.54 여기는 잠실종합운동장 축구장. 이곳에 우리 타깃인 10만 소비자가 모였다. 나는 센터서클 한가운데 서서 마이크를 잡았다. 모두가 나를 주목한다. 이제 나는 10만 관중의 환호 속에서 연설을 내뿜는다.
글을 쓰기 전에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 또한 작가답게 잘 쓰인 글로 대신 대답한다.
위의 글은 주장과 웅변과 시끄러움만 가득할 뿐이라고 한다. 머릿속에 조금 다른 상황을 그려보라 조언하며 다음과 같은 글을 제시한다.
p.54 겨울 아침 조용한 찻집을 찾는다.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자리 잡는다. 그녀를 기다린다. 그녀가 찻집 문을 열고 들어선다. 내 앞에 마주 않는다. 그녀는 내가 사랑해야 하는 10만 소비자 중 한 사람이다. 두 사람 앞에 차가 놓인다. 나는 차를 홀짝홀짝 마시며 그녀를 설득한다. 내 사랑을 받아 달라고 설득한다. 조용한 설득이다. 집요한 설득이다. 진심을 담은 설득이다. 마침내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 그림 속에 내가 놓여 있다는 생각으로 카피를 써야 합니다.
저자는 카피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웅변과 주장, 강요가 아닌 한 사람만을 위한 대화고 공감이고 설득이라고 말한다. 작가의 글은 작가의 말대로 정말 잘게 쪼개져있다. 호흡이 짧아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기 쉽고 상황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진다. 책을 읽다 보면 무슨 말인지 헷갈려 다시 되짚어 여러 번 읽을 때가 종종 있다. 작가는 이런 것을 독자의 탓이 아닌 작가의 탓이라 말한다. 글을 쓰는 것은 일기가 아닌 이상에야 궁극적으로 보는 이를 염두에 두고 쓰는 것이다. 보는 이가 불편한 난해한 글은 일기장에만 써야겠다. 사랑하는 그, 한 사람을 위한 세레나데를 글로 옮겨야겠다. 문장의 호흡을 짧게 하고 이해하기 쉽게 쓰라고 한 것은 유시민 작가도 언급한 적이 있어서 기억하고 있었다. 보통 글을 맛깔나게 잘 쓴다고 하는 사람들 모두 문장이 짧고 담백한 것을 볼 수 있다.
호흡이 아주 긴 세 문장의 글을 잘게 썰어보라고 내준 실습문제는 작가의 설득에 바로 노트북을 켜고 문제를 풀었다. 그렇다. 또 작가의 설득에 넘어간 것이다.
『카피책』을 통해 글쓰기 방법을 바꿨더니 바로 포스팅의 조회수가 높아졌다. 배운 것을 그대로 적용하니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끈 것이었다. 아직은 적은 액수이지만 수익도 눈에 띄게 늘었다. 수십 년간 카피라이터 세계를 지배해 온 저자의 조언을 글에 적용하자 벌어진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이 책 한 권에 들어있는 팁들을 한 번에 적용시킬 수는 없다. 한 챕터 한 챕터 포스팅 하나에 한 가지 팁만 적용한다 생각하고 차근차근 글을 쓰려한다.
맛깔난, 사람의 시선을 끄는, 그렇게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하는 글을 쓰는 법을 배웠다. 카피라이터의 교본이지만 글 쓰는 모든 이들이 참고하면 좋겠다. 동네 친한 오빠나 언니에게 일대일 과외받는 느낌이다.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한 번에 전달받는 기분. 고맙고 죄송하다. 좋은 책 한 권을 만나면 읽고 나서도 그 감동이 오래간다. 『카피책』, 이 책이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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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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