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 불면 날아갈

무학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0.6.26
드디어 《코스모스》가 돌아다닌다. 식탁에도 잠시. 소파 위에도 잠시.
아내가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것. 몇 페이지 넘기지는 않은 듯 접힌 표지 갈피가 그렇게 두껍지는 않아 보인다. 읽을 당시 너무 몰입되었고 빠져들어, 제발 읽어 보라고 떠들어 댄 지 4개월이 지나서야 펼쳐보는 아내다.
감히, 나에게 《코스모스》는
읽어본 사람과 읽어 보지 않은 사람으로 나뉠 만큼 대단한 책이었고, 또 이렇게 유명한 책이 이제야 내 손에 있다는 게, 참 그동안 무식했다는 생각도 들게 한 책이었다.
퇴근 후 들어서니, 아내는 식탁에 코스모스를 두고 설거지를 하고 있다.
ㅡ 우와, 보네 ?
ㅡ 머?
ㅡ 칼세이건.
ㅡ 응.
ㅡ 재밌지?
ㅡ 응.
ㅡ 잘 읽히지?
ㅡ 응.
ㅡ (한참을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책에 대해 뭔가 다른 이야기를...기대 기대) ...
. . .
. . .
. . .
. . .
. . .
. . .
ㅡ 꺼져!~!
ㅡ 넵~
적어도, 《코스모스》를 막 펼치고서 '꺼져~!' 라고 하면 안 되는 거다.
내리는 비마저 잠든 이밤,
아내와 난 책을 읽고 있다.
언제 또 만날 수 있는 장면인가.
행복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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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