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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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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필경사 바틀비
글쓴이
허먼 멜빌 저
새움
평균
별점10 (21)
김순딩

허먼 멜빌은 낯설어도 모비딕은 귀에 익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모비딕을 쓴 이의 새로운(?) 단편을 접하는 것이라 모비딕과 비슷한 결의 이야기를 생각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뭇 다른 느낌이다.

필경사 바틀비는 표제작 필경사 바틀비, 꼬끼오! 혹은 고결한 베네벤타노의 노래, 총각들의 천국과 처녀들의 지옥의 세 단편으로 이루어졌다. 세 이야기 각각의 울림을 준다. 가장 충격적인 건 역시 표제작이다. 

월가의 변호사인 주인공은 어느 날 필경사 바틀비를 고용한다. 필경사는 문서나 책 등에 글씨를 쓰거나 문서를 베껴쓰는, 일종의 손글씨를 업으로 하는 직업이다. 바틀비는 다른 필경사와는 달리, 주 업무 외에 고용주인 주인공이 당연스레 요구할 수 있는 일들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맨날 하는 말은 "안 하는 편이 더 좋겠습니다."이다. 현대사회의 피고용자인 나의 입장에서 이걸 시킨다고?? 싶은 요구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요구는 하잘것 없는 것이다. 그런 모든 요구를 하나하나 다 받아쳐내는 바틀비의 모습은 기이하다 못해 초현실적이어서 혹시 이 바틀비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미하일같은 천사인가 싶을 정도이다.

읽는 내내 바틀비같은 사람이 가족, 주변 동료, 고용자로 있으면 참 골치아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는데 바틀비의 행동에 대해 역자 해설 부분에 나온 해석은 충격이었다. 바틀비의 저항이 자본주의적 질서에 대한 저항이라고 보는 해석의 관점에서는, 바틀비의 행동을 세상 부정적으로 보는 나 역시 자본주의에 절어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꼬끼오! 혹은 고결한 베네벤타노의 노래는 세상 넋 놓고 사는 주인공의 서술이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이다. 총각들의 천국과 처녀들의 지옥은 사실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페미니즘적인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자본주의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이 단편집의 대주제가 자본주의의 비극이라면, 그 대주제에 가장 어울리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굳이 허먼 멜빌의 이름을 기억하고 보진 않더라도,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이다. 술술 책장을 넘기다가도 뒤통수를 후드려치는 충격이 있는, 그런 책이다. 모비딕보다는 미시적이지만 그래서 더 공감가는 이야기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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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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