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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글쓴이
김선영 저
자음과모음
평균
별점8.9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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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이려나?'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독특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거대한 타이틀과 함께 심사위원들의 칭찬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 무척 부푼 맘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온조라는 고등학생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돈을 받고 다른 사람 대신 그 사람의 일을 해주는, 문자 그대로 자신의 시간을 파는 상점을 운영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책 제목에서부터 나타나듯이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시간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점, 시간을 사용하는 데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을 함께 이야기 함으로써 독자들이 직접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부분의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정해준 틀에 따라 12년을 보낸 후, 아무런 준비운동없이 갑작스레 어른이 되고만다. 따라서 자신의 미래라든가, 삶의 방향에 대해 한번도 깊게 생각해 볼 겨를이 없다.  이 책은 그런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떠올리며 성찰할 기회를 준다. 또한 이 책에서는 청소년기에 흔히 하는 고민. 예를들어 이성문제라든가, 틀에박힌 교육방식에 과연 따라가야하는가등의 의문을 함께 이야기 함으로써 작가가 인생선배로서 청소년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나타나 이런 주제를 다루는 작가님은 분명 참 좋은 어른, 참 좋은 엄마일 것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이 책의 심사평으로 청소년의 시선에서 문제를 바라보았다라거나, 신선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먼저 청소년의 시선에서 문제를 바라보았다는 점. 분명 이 소설은 기성세대가 문제아라고 단정지을 만한 행동. 예를 들어 자살, 절도와 같은 행위를 비행 행위라고만 바라보지 않고,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행동이라 여겨 이해하려고 하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굵직굵직한 비행외에도 청소년들이 이해받고 싶은 부분은 많다.


 


주인공 온조는 자신만의 윤리에 따라 상점을 운영한다며 몇몇 운영지침을 세운다. 그 지침에 따라 하지 않았던 일은 성매매, 콘서트 대신 줄서기와 같은 것 들이 있다고 했는데, 나는 여기서 왜 콘서트 대신 줄서기는 온조가(작가가) 생각하기에 운영지침에 어긋나는 일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시간을 파는 상점을 개설하고 처음 맡게된 '훔친 pmp 대신 돌려주기'는 나름의 사정을 듣고 온조가 판단하기에 합당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계약이 체결되었던 반면


'콘서트 대신 줄서기'는 왜 무작정 부정적인 행동이었을까? 그 부탁을 한 의뢰인은 콘서트 줄을 서는 시간을 벎으로써 그 시간에 공부를 하거나 다른 생산적인 일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단순히 연예인을 좋아하는 행위가 작가의 눈에는 부정적인 행동으로 보였던 것이었을까?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하다.


콘서트 줄 대신 서주는 일은 심부름센터에서도 할 수 있는 일상적인 행동이라 하지 않았다고 온조의 입을 빌린 작가는 말했지만 나는 훔친 pmp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일 역시 심부름센터에서도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내가 온조였다면 콘서트 대신 줄서기를 해줌으로써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일을 왜 어른들은 무작정 나쁘게만 바라보는지 서로의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징검다리로서 그 소재를 사용했을 것 같다.


 


또한 신선한 글이란 평에도 동의할 수 없다. 물론 작가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아드님과 따님의 피드백 덕분에 '요즘 말'을 구사하는데에는 크게 어색함이 없으셨지만, 부분부분 그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지나친 면들이 있었다.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니 굳이 이 문자를 보낼 땐 왜 이모티콘을 쓰지 않고 딱딱하게 보냈는지등은 독자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일일이 그 이유를 설명하고, 또 어떤 상황에서는 오히려 요즘 청소년들이면 사용하지 않을법한 이모티콘을 넣는 경우도 있어서 조금은 촌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주인공들의 성격 역시 평면적이었다. 작은 단점과 장점을 가진 평범해보이는 아이지만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는 주인공, 통통튀는 성격의 베스트프랜드 난주 그리고 같은 반 친구 혜지까지.


내가 초등학생때 반올림이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봤었는데 그 드라마에서도 정민이라는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이 소설 속 혜지라는 아이와 무척이나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전교1등, 공부만을 강요하는 부모님, 시니컬한 성격, 같은 반 친구들과는 벽을 쌓고 지내나 점차 주인공과는 그 벽을 허물게 됨,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까지.....


 


작가님은 이 책 뒷면에서 '청소년들이 읽기 싫어하는 어려운 소설이 되지 않았음 좋겠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어쩌면 그러한 고민을 너무 과도하게 하신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아마 작가님의 바람처럼 청소년이 읽고싶어서 선택하기 보다는 독후감때문에 , 학교 숙제 때문에 읽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 결과로 만들어낸 독후감 역시 진짜 자신의 생각이 아닌 숙제를 위한 숙제 혹은 선생님 마음에 들게하기 위한 글이 될 가능성이 높겠지...청소년 문학은 아이러니하게도 청소년들을 제도 안으로 집어넣으려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고. 청소년들을 위한 책은 청소년 문학이라는 틀 안에 있는 책이 아닌, 청소년이 직접 선택한 책이다. 동화책을 읽는 것도, 주식에 관한 책을 읽는 것도, 베스트 셀러를 읽는 것도 모두 청소년 문학이 될 수 있다. 더 이상 청소년 문학이라는 틀 안에 청소년들을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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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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