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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 낡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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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가슴 빈 틈으로
바람이 훅 불고 지나가는 날..
한시를 읽어주는 이런 책 한 권
옆에 있어 손에 들고 읽으면,
군더더기 없고 담백한 시들이
겨울 찬 바람 막아주는
문풍지가 되어
가슴에 따스한 온기가 퍼지는 듯 합니다.


한용택 시인이 10년동안 읽고 모은 시라고 하니
한시와 더불어 시인의 맛깔스런 해설이 일품입니다.


길재의 [한가롭게 사니] 라는 한시입니다.


시냇가 오막살이에 홀로 한가롭게 사니
달은 희고 바람은 맑아 흥이 절로 나네
외부 손님 오지 않고 멧새들만 지저귀니
대숲 아래 자리 옮겨 누운 채 글을 읽네



김시습의 [청평사의 나그네] 라는 한시 입니다.


청평사의 나그네 
봄 산 경치를 즐기네
새 울음에 고요해지는 탑과
지는 꽃잎따라 흐르는 개울물
맛있는 나물은 때를 알고 자랐고
비 맞은 향기는 더욱 향기롭구나
시 한 수 흥얼대며 신선골 들어서니
내 백년 근심이 씻은듯 사라지네.


이규보의 <어느 여름날>이라는 시입니다.


바람 부는 작은 대자리 가벼운 적삼 차림으로 누웠네 / 輕衫小(점)臥風(령)
두어 번 꾀꼬리 우는 소리에 꿈에서 깨어나네 / 夢斷啼鶯三兩聲
빽빽한 잎 사이에 숨은 꽃은 봄 지나도 피어 있고 / 密葉(예)花春後在
엷은 구름 사이로 나오는 햇빛은 빗속에서도 밝구나 / 薄雲漏日雨中明




김용택 시인의 느낌이자 해설은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다 지나간 후에
나는 한발 늦게
피는
꽃이고 싶습니다.
가을꽃들이
피었다가 다 진 후에
네 눈에 드는
꽃이고 싶습니다.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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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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