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소녀의 뒤로 대가족의 풍경이 그려진 이 포스터만 봤을 땐
이 영화에서 말하는 전쟁이 무슨 전쟁인지 짐작되지 않았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만든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인 <썸머워즈>는
상상 이상의 전쟁을 주제로 하고 있었다.

＇오즈＇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남녀노소 누구가 ＇아바타＇ 가지고 살고 있는 미래의 일본.
어느날 그 오즈에 정체불명의 아바타가 등장해 다른 사람들의 계정을 해킹하기 시작했다.




즉 가상의 공간에서는 모두가 하나의 사람인데 그들이 누군가에 의해 지배받게 된 것이다.

정복한 아바타의 수만큼 점점 거대해진 적! 이제 오즈를 이용해 도시를 마비시키고
원자력 발전소를 공격할 계획까지 세우는 등 지능적으로 엄청난 위기를 몰고온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은 ＇나츠키＇와 그 가족들, 그리고 선배 ＇나츠키＇를 따라
그녀의 고향에 함께 온 ＇겐지＇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대가족들이 합심해 적을 물리치는 과정은
웃음과 일본 특유의 감동으로 그려냈다.



고스톱으로 가족과 나라, 세계를 구해낸다는 발상이 다소 어처구니 없지만, 분명 재밌는 설정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내용은 할머니의 유언이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가족은 함께 해야 하며 잡은 손을 놓지 말아라.
그리고 다같이 밥을 먹어라. 배고프고 혼자인 것이 가장 나쁜 것이다.

대강 이런 내용이었는데 할머니의 그 당부가 나츠키의 가족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마음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