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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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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신학을 작곡하다
글쓴이
강일구 저
동연출판사
평균
별점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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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신앙은 절대자에 대해 갖는 믿음과 의지(依支), 신학은 특정 종교나 종파가 보이는 신앙 내용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연구 정도로 정의된다. 그러나 신앙과 신학 논의에 교과서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다른 시각도 얼마든지 있으리라 보인다. 신학자 강일구 님의‘바흐, 신학을 작곡하다‘는 바흐가 음악으로 신학을 (작곡)했음을 주장한 책이다. 잘 알려진 대로 바흐는 두 곡의 수난곡, 세 곡의 오라토리오, B단조 미사를 포함한 다섯 곡의 미사, 200여곡의 교회 칸타타 등 복음서에 근거한 아름답고 경건한 합창곡들을 많이 작곡한 제 5복음서 기자로 불린다. 물론 바흐를 신학자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 바흐를 신학자로 인정하지 않는 그들의 논리에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것을 창출해야 학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는 현대주의적 관점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바흐가 신학자로 불리는 근거는 무엇일까?‘바흐, 신학을 작곡하다‘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신학자로서의 바흐의 삶과 신앙이다. 바흐를 신학자로 본 논의의 출발점은 기독교 역사학자 야로슬라프 펠리칸(Jaroslav Pelikan: 1923 - 2006)이다. 바흐는 제 5 복음서 기자로 불리기도 한다. 그것은 그가 복음서에 근거를 둔 곡들을 많이 작곡했기 때문이다. 음악은 삶과 신앙이 건축물의 안과 밖처럼 분리할 수 없는 관계를 이루었던 바흐의 가장 아름다운 결과물이었다. 바흐의 특징적인 면 가운데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은 세속 음악도 종교적 분위기를 낸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세속 음악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바흐는 거의 모든 책들을 신학 서적과 종교 서적들로 채운 서재를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 루터 전집은 라틴어판과 독일어판으로 구비하고 있었다.(42 페이지)






바흐는 루터의 핵심 신학인 죄의 용서론을 전수받았고(77 페이지) 루터의 종교개혁의 유산을 오르간 서곡, 교회 칸타타, 수난곡 등에 전유(專有)하다시피 했다.(80 페이지) 또한 수난 합창곡들이 성서에서 현대적 감각의 문장들로 대치되는 시대상황에 무관하게 하나님의 말씀 즉 있는 그대로의 복음서에 근거했다.(81 페이지) 고대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대속(代贖) 이론은 하나로 합의되지 않고 크게 보아 네 가지 정도로 나뉘었었다. 그 넷은 1) 조명자 또는 교사로서의 그리스도, 2) 승리자로서의 그리스도, 3) 생명과 영생을 주는 분으로서의 그리스도, 4) 희생자로서의 그리스도 등이다. 바흐는 희생자 그리스도론을 선호했다.(55 페이지) 저자는 바흐의 마태수난곡의 전편을 흐르는 사상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고난으로 말미암아 대속적인 보상 즉 구원을 받았다는 안셀름(안셀무스)의 교리라고 말한다.(93 페이지)






바흐는“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贖良)하셨다.”는 바울의 메시지에“이처럼 기이한 형벌이 어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선한 목자가 양 대신 고난을 받고 희생되어 의로우신 주님께서 자기의 종 대신 부채를 지불하는구나...”란 가사를 ’마태수난곡‘에 덧붙임으로써 안셀름이 말한 대속적 차원을 넘어섰다.(107 페이지) 바흐 논의에서 중요하게 이야기되어야 할 것은 부활 논의이다. 저자에 의하면 ’마태수난곡‘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유일한 명시적 언급은 예수의 반대자들의 말로 표현되며, 예수의 반대자들은 예수가 부활을 언급했음을 상기시킨다. 그런데 신앙공동체를 대변하는 아리아와 합창 부분에서는 부활 언급이 없는데 이 점은 루터가 부활과 영광의 신학을 반박하며 십자가와 고난의 신학을 강하게 주장한 것과 상응한다. 바흐는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의 전통 가운데 서방교회의 전통을 따랐다. 그 결과 십자가의 신학을 중시했고 부활을 보상(補償) 이론이 불충분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여겨 아리아나 합창이 아닌 레치타티보를 통해 간접적으로 언급했을 뿐이다.






바흐는 지상에서의 예수의 마지막 말인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태복음 27장 46절)를 하나님이 예수가 의도한 바를 이루거나 그가 세상에서 달성하고자 한 목표에 도달하도록 돕지 않았다고 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음을 나타내는 증거라 본 신학자 헤르만 라이마루스(Hermann Reimarus: 1694 - 1768)의 그리스도 이해와 달리 예수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은 분명한 예수의 자발적인 목표였으며 전체 수난 이야기의 목표라는 입장을 취했다.(87 페이지) 그 뿐만 아니라 마태수난곡을 통해서는 안셀름이 해명한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신비와 대속적 죽음론을 받아들였지만 요한수난곡에서는 루터의 승리자 그리스도라는 주제를 강력 피력했다.(118 페이지) 저자는 바흐가 음악적 표현을 통해 구원의 메시지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신학자 역할을 충분히 훌륭하게 해냈다고 말한다.(120 페이지) 바흐를 신학자로 규정한 논의는 새롭다. 그 논의는 바흐 자신의 출간물이 드물고 바흐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반갑고 귀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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