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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중점
글쓴이
이은영 저
나비클럽
평균
별점8.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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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5편의 중편소설이 실린 한권의 책중
[폭풍, 그 속에 갇히다]
[졸린 여자의 쇼크]
2가지 소설의 일부만 실어 제작한 티저북을 받았다.

[폭풍, 그 속에 갇히다]

"연주회가 시작될 때 관중이 치는 박수 말이야. 뭔가 무섭지 않아?"
"뭐가?"
"꼭 기선제압 같잖아. 내 기대에 부응해야 돼, 이런느낌."
비를 피해 들어 온 까페에서 만난 그에게 난 그 말을 꺼냈다.
그런 식으로 대화의 맥을 이어가던 중, 드디어 비가 그쳤다. 그가 옆자리에 벗어놓은 청재킷을 들고 일어섰다 ????? 그런데, 그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흠칫하더니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 시시각각 변하던 그의 눈빛은 현란한 스펙트럼을 연상케 했다.
희어멀뚱하게 쳐다보는가 하면 금세 죽음 길로 들어섰다.
우주의 막은 그대로였다. 이 감금 벽은 우리를 완전히 굴복시키려는 듯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카페에 처음 들어왔을 때와 지금의 공기는 확연히 달랐다. 창틀과 소파에 엉겨 붙은 습기, 눅눅하도 퀴퀴한 냄새, 비유때문만은 아니다. 아주 폐쇄적인 공간에서만 나타나는 특유의 악취다. 그것도 아주 오래된.
그때였다. 보이지 않는 막 중앙에서 한 줄기 틈이 생기더니 그 사이로 빗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흡,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우리를 에워싼 직육면체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서서히 은밀하게 숨겨놓은 색채를 드러냈다. 눈앞에 아주 짙은 삭감의 나무결이 있었다. 나는 숨이 멎을 듯한 기사감에 휩싸였다.
우린 몸집이 작은 어린애로 변해가는 서로의 모습을 아연히 쳐다 보았다??????
여긴 장롱 안이다.
"준비됐니, 딸아?"
장롱 틈새로 지저분하고 텁텁한 목소리의 실체를 확인하려 했다.
"문 연다?"
그때 놈이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 섬뜩한 음성으로 말했다.
우린 온 신경을 갈라진 문에 집중했다. 그가 자신의 손 가득 내 손을 잡았다.

[졸린 여자의쇼크]

늘 첼로 가방을 메고 다니며 혼자 연습을 했고, 그런 그 애의 존재는 새로운 물건을 탐하는 아이처럼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물론 저열한 호기심이었다.
"너 되게 짜증난다."
애들에게 짜증난다는 감정은 그 애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로 이어졌다. 나는 그녀를 괴롭히는 무리의 주축이었다.
그애를 폐기로 데리고가 괴롭히다 친구들이 가고 둘만 남았다
그애를 바닥에 밀쳐버리고 그 자리에 앉았다
"..... 같이 죽지 않을래?"
"미친년."
그 애와 처음으로 나란히 앉아 빗소리를 들었던 그 기억이 우정을 나눈 추억처럼 지펴졌다. 인간이란게 이렇게 잔인한 존재다

"여기였는데....."
그 애를 묻은 산자락이 햇살 속에 바짝 메말라 있었다. 매장지를 파헤칠 마음은 없었다. 그냥 잘 있는지 확인만 할 작정이었다.
한없이 파다보니 뭔가 보였다. 그 애의 발보다 세배는 더 큰 크기였다. 그 애를 완전히 강물에 잠겨 버리기 두발을 잡고 절벽으로 끌고갔다.
"20년 동안, 날 묻어 놓고, 할 말이 그게, 다야?"
그래.... 난 누구였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한 걸음만 더 가면 절벽 아래였다."
"넌 니 인생을 내버려뒀어."
변명할 새도 없이 그 애가 내 등을 손가락으로 쑥 밀었다
"잘가라... 이지윤....."

심리적 시공간을 환상적으로 연출하는 이야기 마술사의 등장. 자신을 타인처럼 모른 척해온 이들을 위한 이야기
-박인성(문학평론가)

??분명 해리포터같은 환타지물은 아닌데 읽다보면 박인성 평론가의 말처럼 주인공의 심리적 공간을 환상적인 공간으로 묘사해 심장이 콩닥 거리는 쫄깃함을 느낀다. 이은경 작가가 왜 이야기 마술사라는 말이 나왔는지 알거 같다.

제목 '우울의 중점'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중점 (重點) 명사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
인생에서 어떠한 충격으로 그 상황을 잊고 싶어 깊숙이 묻어두고 외면했던 또 다른나.
만나고 싶지 않지만, 순간 순간 나타나 내 인생의 우울의 중점으로 돌아가게 한다.
내 안에 묻어 두었던 내면 아이를 만나게 될 때가 이런 느낌일까?
정말 짧은 내용을 읽고 덮었는데, 쉽게 진정되지 않는 심장과 자꾸 되네이게 하는 구절들... 가슴 한켠에 묵직함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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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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