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마음 사전> 시리즈의 박성우 시인이 이번에는 어린이에게 장래 희망을 소개한다. <열두 살 장래 희망>은 건축가, 의사, 요리사 등 직업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른 진로 교육 책과 차별화된다. '무슨 직업'을 가질까에 집중하지 않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특이하다.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순수하게 '꿈'을 중심으로 33개의 장래 희망을 소개한다.

장래 희망?

음…….

내 장래 희망이 뭐였더라?

어떤 장래 희망을 가져야 하는 거지?

어린이에게 '장래 희망'이라는 개념은 모호하고 애매하다. 무작정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면 바로 대답하는 아이보다는 우물쭈물하며 '잘 모르겠어요', '계속 바뀌어요'하고 답하는 아이가 많다. 내가 어렸을 때도 그랬다. 왜 자꾸 물어보는지.

<열두 살 장래 희망>은 '~~~하는 사람'으로 장래 희망 33가지를 소개한다. '운전을 잘 하는 사람'처럼 무엇을 잘 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처럼 성품으로 장래 희망을 표현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악기를 다루는 사람'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게도 한다.

진로 교육의 첫 번째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내가 어떤 성격을 지녔는지,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나는 무엇을 잘 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탐색해나간다. 그래서 <열두 살 장래 희망>은 다른 사람의 직업이 아니라 내가 지니고 싶은 성품이나 내가 잘 하고 싶은 능력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알맞은 문장으로 쉽게 소개한다. 아이들은 많은 예시 가운데 내 마음과 같은 사례를 고르면 된다.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를 선택해도 좋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장래 희망 첫걸음 책인 셈이다. 박성우 작가의 다정하고 친근한 글과 홍그림 작가의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이 동화책처럼 읽기 쉽게 도와준다.

다만 제목이 열두 살이 아니라 아홉 살이면 더 어울리겠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열두 살 장래 희망>처럼 장래 희망에 쉽게 접근한 다음,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이러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구체적인 직업을 제시하면 좋겠다. 이 책에 나온 '고민을 잘 들어 주는 사람'은 '전문상담사'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이 될 수 있다고 안내하는 것이다. 전문상담사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려면 어떤 대학 과에 가야 하는지, 또는 어떤 자격증을 따야 하는지도 소개해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박성우 작가의 <열두 살 장래희망 2권> 또는 <열세 살 장래 희망> <열다섯 살 장래 희망>을 기다려본다.

나는 열두 살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를 생각했다. 취미가 여러 가지인 사람, 식물 이름을 많이 아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잘못하면 먼저 사과하는 사람 등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참 많다. 꼭 어린이만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앞으로도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며, 그런 사람에 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직업만이 장래 희망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이 글은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