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단 리뷰

찻잎향기
- 작성일
- 2019.7.9
키키 키린
- 글쓴이
- 키키 키린 저
항해
도서 리뷰 [키키 키린] 말, 말, 말,
이 책은 어쩐지 표지가 다 한 것 같다.
표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녀의 많은 말이 숨어 있는 것 같다.
꽃, 나무, 초록, 죽음, 몽환, 자유, 그리고 또 죽음, 괴기함, 신비함, 그리고 또 죽음,
책 속의 저자의 말은 어렵지 않다.
나이 지긋하신 주변 어르신이 들려주는 잔잔한 삶의 담언 같다.
차라리...
키키 키린과 영화, 영화와 삶,
어떤 에피소드 중심으로 그녀의 말을 생애적으로 정리했다면
오히려 더 드라마틱하고 감동이 있지 않았을까.
그녀가 남긴 120가지 말을 조금 무겁게 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광고, 잡지, 인터뷰 내용 등, 그녀와의 대담 속에서 건져 올린 말들을 담아 놓았는데.
여운을 남긴 듯 하면서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번에 옆지기와 기차 여행을 하면서 책을 보면서 여러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대학 시절, 면회 시절, 결혼하던 무렵의 상황 등...
우리 만남과 지금까지 세월의 30여년을 이 책과 함께 나누었다.
"결혼은 분별없을 때 하는 게 좋단다" (34쪽)
이 말을 몇 번 읽으면서, 그래 나도 그랬지, 자기도 그랬고,
정말 결혼은 철 없을 때 하는거야. 맞지?
(그냥 웃고만 있는 옆지기- 스물 여섯에 결혼한 이 남자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워낙 단순한 사람이라, 별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닐까, ㅎㅎ)
우리 아이들도 그랬으면 하는데... 그러지 않겠지?
*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많이 본 것 같다. 어떤 영화라도 모두 나열할 수는 없지만. 일본의 영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속에서 아주 익숙한 얼굴이다.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 가족>, <앙> 등등
영화 속에서 '엄마'인 그녀는 독특한 이미지를 안고 있다. 단순하게 포근하고 지고지순한 엄마의 상(狀)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인상적인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마치 우리 나라의 나문희 배우님, 김혜자 배우님, 김영옥 배우님 등이 떠오르기도 하고. (실제는 돌아가신 어떤 배우님이 계시는데 그 분 성함이 안 떠올라서... 그분과 이미지가 여러 부분에서 겹쳐지기도 하고...)
키키 키린의 여러 말에 일관적으로 관통하는 말이 있는 것 같다.
"행복이란 늘 존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발견하는 것"
스스로 발견하는 행복. 그래서 자유롭고 가볍게 잠재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가 보다.
키키 키린의 삶처럼.
남편과의 관계도 새롭다.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고. 힘든 시절을 잠깐 보냈고. 바로 이별을 했고. 그리고 오랜 세월을 친구처럼 지낸다.
아, 사랑이 아닌가.
"굳이 잘 지내려고 하지 마시고 무심하게 있어 보세요. 나는 손주 포함, 모든 가족에게 거의 무심합니다. 모두 자립해서 하나의 가족을 만드는 거니까요. (194쪽)
나랑 닮은 점이 참 많은 사람이다. 숲속의 나무처럼, 그런 포지션을 꿈꾸는 것도 그렇고, 가족에게 가급적이면 무심하려고 하는 점도 그렇고.
120가지의 말들이 대개가 공감이 간다. 그런데 이런 단편적인 말의 나열보다는 조금 드라마틱한 편집이었으면 어쨌을까 싶다.
*
이 책에서 표지보다 더 좋은 사진이 있다. 아래 가족 사진이다.
나도 이들처럼 찍고 싶어서. 오래도록 들여다 본다.
(그 사진 속에 나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크하하하. 상상만 해도 유쾌하다. ㅎㅎ)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11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