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잎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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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4등
감독
정지우
제작 / 장르
한국
개봉일
2016년 4월 13일
평균
별점7.8 (0)
찻잎향기

영화 리뷰 [4등] 이 세상 모든 4등에게 보내는 소년의 위로

 

 

:: 영화 정보 ::

 

개요_ 한국, 드라마, 15세이상 관람가

감독_ 정지우(유명한 작품이 많다. 은교, 해피엔드, 이끼, 유열의 음악앨범 등)

출연_ 박해준, 이항나, 유재상

개봉_ 2016년 4월

 

:: 영화 감상 ::

 

악습은 돌고 돈다. 그러나 그 악습에서 벗어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행복감에서 그 길을 찾을 수 있다.

 

1등을 향한 무자비한 폭력. 부모의 폭력. 코치의 폭력. 폭력이 폭력을 낳고.

4등은 순위권 밖이라는 이유로 무자비한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만다.

 

이 영화는 순위권 밖에 놓여있는 4등, 4등의 비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그 사실들, 그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다. 그리고 결말부 소년의 수영 장면에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반짝반짝 빛나는 위로를 받게 된다.

1등만 기억하는 잔인한 세상에서, 과정보다는 결과만 중요시 여기는 세상에서,  “4등이 뭐, 나쁜 건가요?” 하면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간곡하게 호소하는 어린 소년의 아픈 성장통을 통해서 말이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대회만 나갔다 하면 4등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영 선수 '준호'는 1등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엄마’의 닦달에 새로운 수영 코치 ‘광수’를 만난다.

 

광수 그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회 1등은 물론, 대학까지 골라 가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는 누구인가.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해 수영을 더 이상할 수 없게 된 전직이 화려한 수영선수가 아니던가. 초반부 광수의 사연은 잔인하리만큼 인상적이다. 마치 폭력의 현장과 그것으로 인해 망가져가는 한 인간의 한 시절을 실사판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 광수는 준호의 ‘엄마’에게 연습 기간 동안 수영장 출입금지 명령까지 내린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도 연습은 커녕 항상 PC방 마우스나 소주잔을 손에 쥔 못 미더운 모습을 보이는 광수는 이래봬도 16년 전 아시아 신기록까지 달성한 국가대표 출신이다.


의심 반, 기대 반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수영 대회에 출전한 ‘준호’의 기록은 '거의' 1등! 

1등과 0.02초 차이로 생에 첫 은메달을 목에 건다.


오랜만에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 ‘준호’네 집.  그런데 그때, 신이 난 동생 ‘기호’가 해맑게 질문을 던진다.  “정말 맞고 하니까 잘 한 거야? 예전에는 안 맞아서 맨날 4등 했던 거야, 형?”

동생의 말에 시퍼렇게 질린 얼굴처럼 멍투성이인 열두 살 ‘준호’의 몸. 

 

‘준호’는 좋아하는 수영을 계속하고 싶었다.

그렇게 맞아서라도. 엄마에게 모두에게 메달을 보여 주고 싶었다.

기쁨으로 하는 수영이 아니라, 어떤 결과를 지향하는 수영이었다.

 

그러나...

소년은 깨닫는다. 난 그냥 행복하다. 수영만 하면. 수영이 좋다. 메달이 아니다. 그냥 물속에서 유영하는 몸과 물결과 빛과 하나되는 움직임이 좋다.

 

반짝반짝 물결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4등으로 남기로 한 소년 준호.

 

결국 광수와의 질기도 독한, 그리고 너무나 서글픈 전쟁이 펼쳐지고 만다.

 

두 사람 모두의 연기가 좋았다. 소년도 코치도. 생활연기처럼 착착 감기는 연기를 보여 준다. 몰입감이 끝내준다. 그래서 너무나 현실감이 느껴져서, 세상의 어떤 단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화가나고 갑갑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부모의 교육 현장에서, 스포츠계의 어둠 속에서 얼마나 폭력이 없어졌는지 모르겠지만. 메달만 지향하는 세계에서. 4등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도 차갑다고 할 수 있다. 순위로 따지자면 3등 다음이 4등, 나쁜 순위가 아닌데도. 4등은 그저 순위가 없는 것으로 취급된다. 그런 세상을 향한 뜨겁고 잔인하고 차가운 경종을 울리는 영화이다.

아래 영화사가 제공한 제작 노트를 잠깐 들여다 보자.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 그의 의도가 훤히 보이는 내용이다.

 

 

+ 영화사 제공 제작 노트 +

 

 “우리가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단면을 잘라내 보여주고 싶었다.”라는 정지우 감독의 제작 소감처럼 최고가 아니면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시대에, 영화 <4등>은 가장 꼭대기에 서있는 1등이 아니라, 메달권에도 들지 못하는 4등에 주목했다.

 

좋아하는 수영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1등을 해야만 하는 소년의 상황과 1등을 위해서라면 아들의 상처도 모른 척할 수 있는 엄마 등 <4등>이 그려낸 캐릭터들과 상황들은 성공에 대한 열망, 이루지 못할 꿈에 대한 두려움,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 여기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 담아냈다.

 

이러한 모습들은 불안과 부모의 이기심이라는 감정 속에 갇힌 아이들의 현실을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해줌과 동시에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만들며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기에 충분하다. 또, 오랜 세월 논란이 되어온 체벌 문제에 대해서도 섬세하게 다룬 <4등>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폭력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매를 당연하다고 여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한 일침을 날린다. 

 

+

 

 

 

(덧말)

 

완성도가 좋았던 영화로 기억된다.

영화 개봉 후 3년이 훌쩍 지난 오늘에서야  갑자기, 이런저런 기억을 더듬어 보면서, 기억 속 영화 감상을 끄집어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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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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