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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gang
- 작성일
- 2019.9.12
어른의 그림책
- 글쓴이
- 황유진 저
메멘토
아이들의 그림책을 소개하는 책들은 많이 봤었고 최근에 나온 어른 그림책 관련 책들은 거의 다 봤었는데, 사실 마음에 크게 와 닿지 않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림책 모임과 강연을 하던 분이라 좀 다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 좋았다.
이 책은 저자가 그림책 모임과 강연 등을 하며 함께 읽거나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를 탐구하고 돌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그림책
-가족, 진구, 지인과 마음을 나누는 법을 알려주는 그림책
-너른 세상을 힘껏 살아갈 용기를 주는 그림책
-어떻게 일하며 살아갈지에 대한 답을 주는 그림책
나와 우리, 그리고 세상을 돌아 다시 나에게로 오는 순서인데 한권 한권과 관련된 자신의 서사를 얹어 그 깊이를 더해 주어 마치 함께 책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림책이 좋지만 어떻게 보아야 할지 잘 모르기도 하고, 바쁜일이 없어도 괜히 마음이 분주해서, 혼자서는 여유롭게 그림을 음미하고 글을 곱씹으며 보기가 힘들었는데, 책에서 소개해준 그림책들을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책을 읽으면 글을 대하는 저자의 정성스런 마음이 느껴진다. 시를 볻 때도, 그림책을 볼 때도 문장과 문장 사이, 행과 행 사이를 천천히 거닐며 의미를 읽어낸다. 그림책이 글과 그림으로 엮은 예술작품이라는데 사실 그 진가를 알아 차리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가만히 들여다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읽어야 하는 거구나 싶었다. 또 한편으로 그래서 어른에게도 그림책이 필요하구나. 싶었다.
그림책을 보는 작가분의 통찰력도 남다르지만, 그림책 이야기 뿐 아니라 저자의 글 자체도 좋았다. 적절한 단어를 골라 자신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전달한다. 너무나 많은 글이 넘쳐나 피곤한 세상인데, 이렇게 야무지면서도 포근한 글을 읽으면 참 기분이 좋다.
문학을 전공하고, 시를 즐길 줄 알고, 또 자기 언어로 단어를 고르고 골라 섬세하게 표현하는 저자도, 10년 넘게 다른 일(통신 관련 업종)을 하다가 돌고돌아 그림책으로 다시 돌아왔단다. 그래서 그림책을 보고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더 풍성해진걸 보며 본문에 있던 저자의 글처럼 세상에 귀하지 않은 인연은 없나싶고, 간절한 마음으로 씨앗을 뿌리고 온 힘을 다해 기다리면 언젠가 싹이 틀지도 모르니 지금 나의 시간에 더 정성을 다해야지 싶고, 그렇다.
좋았던문장들
가꾸고 기다리고, 고난과 시련을 겪으며 단단해지고 또 다른 존재와 어울려 자란다는 점에서 대추 한 알은 한사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내가 품고 키우는 내 아이도 딴딴한 대추 한알이고, 옆집 아이도 매끈한 대추 한알이다.
나도, 당신도 태풍 견디고 초승달 바라보며 자라온 대추 한알이다.
내가 있어 저 이가 둥글어지고 붉어졌다. 반대로 저 이가 있어 내가 둥글어지고 붉어졌다.
그렇게 보면 귀하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 귀하지 않은 만남이 없다.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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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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