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518
  1. 셀수없는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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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
글쓴이
나태주 저
북로그컴퍼니
평균
별점9.8 (73)
ne518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자는 그런 바른 생활은 하지 않지만, 해 뜨는 아침과 해 지는 밤이 있어서 다행이야(과학은 지구가 스스로 돌아서 그렇다고 하겠지). 어제, 내일이라 하지만 우리가 만나고 사는 건 언제나 오늘이야. 지나간 날을 떠올리고 다가올 날을 기대하는 것도 괜찮겠지. 사람이 지금만 생각하지는 않잖아.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면 지금이나 앞날보다 지난 날이 더 생각나. 그거 참 신기하지. 그런 게 아니어도 어느 날에는 자신이 잘못한 일이 생각나기도 하잖아. 그건 나만 그럴까. 난 좋은 것보다 아쉬운 게 더 많이 떠오르기도 해. 덜 아쉬워하고 살고 싶은데 잘 안 돼. 가끔 난 어떤 걸 빨리 깨닫고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데, 나태주 시인은 일찍 깨닫지 않고 모르는 게 더 많은 게 즐겁다고 하더군. 이것도 맞는 말이야.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은 크잖아.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시2>, 128쪽

 

 

 

 다른 시도 많았는데 내가 가장 먼저 옮긴 건 ‘시2’야. 앞에는 거의 사랑을 말하는 시던데. 여기에는 그런 시가 많아. 앞에는 ‘시’라는 시도 있어. 그걸 보니 시인이 시에서 ‘너’라 하는 게 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어. 좋아하는 대상이 꼭 사람이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몇번 말했을 텐데 난 사랑하고 좀 멀어. 사랑이 한가지는 아니지만. 난 사랑이라는 말 잘 못 써. 지금 여러 번 쓰고 이런 말해서 믿기 어려울지도. 그런 건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듯해.

 

 시는 줍는 것이군. 난 잘 못 줍는 것 같아. 나도 잘 줍고 싶어. 그러려면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보다 잘 못 보는 걸 보려 해야겠어. 그러고 보니 나태주도 그런 말을 했어. 많은 사람이 새로운 길이다 하고 가면 가지 않고, 시간이 흐르고 잊혔을 때 그 길을 가 본대. 언젠가 인터넷 검색어에 ‘나태주’가 있어서 난 시인을 생각했는데, 그 나태주는 시인이 아니었어. 시인과 이름이 같은 가수가 있다니, 재미있는 일이야. 왜 이런 말을 한 건지, 그냥 생각나서. 어쩌면 가수 나태주를 찾다가 시인 나태주를 알게 되는 일이 있을지도.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안부>, 104쪽

 

 

 

 오래 만나지 못하고 연락이 없으면 잘 지내느냐고 물어보기도 어렵지. 반대로 오래 연락이 없다 연락이 오면 반갑기도 해. 내 마음과 다른 사람 마음이 같다고 하기 어렵겠지만, 친구한테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어보는 거 괜찮겠어. 아니 나도 잘 모르겠어. 연락하지 않은 동안 친구한테 큰일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 그냥 건강하게 지냈으면 한다는 말만 하는 게 나을 듯해. 이런 생각하니 이 시에서 잘 있다는 말이 고맙다는 말 잘 알겠어.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혼자이기를,

 

말하고 싶은 말이 많은 때일수록

말을 삼가기를,

 

울고 싶은 생각이 깊을수록

울음을 안으로 곱게 삭이기를,

 

꿈꾸고 꿈꾸노니-

 

많은 사람들에서 빠져나와

키 큰 미루나무 옆에 서 보고

혼자 고개 숙여 산길을 걷게 하소서.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224쪽

 

 

 

 이 시를 옮겨 써 보니 시인은 마음이 단단하다는 느낌이 들었어. 나보다 오랜 시간을 살고 이런저런 걸 겪고 그렇게 됐겠지. 난 언제쯤 괜찮아질지 모르겠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내 마음은 단다해지지 않을 것 같아. 그러고는 단단하지 않으면 어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해. 뭐든 하고 싶을 때 해야 아쉽지 않을 텐데. 그건 좋은 것일 때일 것 같아. 이 시에서 말하는 건 안 좋을 때가 아닐까. 그런 때는 참고 넘겨야 하지. 그러지 않으면 잘못하거나 다른 사람 마음을 다치게 할지도 모르잖아.

 



 난 이번에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으로 처음 봤는데, 요새는 책에 시나 좋은 글을 바로 옮겨쓰게 하는 책이 많이 나오더군. 난 책에 뭐 쓰는 거 안 좋아하는데. 공책에 조금 옮겨 썼어. 여기에 옮긴 시. 다른 사람이 쓴 시나 글을 옮겨 쓰면 그걸 쓴 사람 마음을 조금은 알까. 내가 그런 거 생각하면서 했는지 그냥 했는지. 그냥 한 것 같아. 앞으로는 좀 생각해 봐야겠어. 시든 소설이든 내 마음에 드는 부분을 보면 공책에 적어둬야겠어. 그렇게 적어둔 걸 가끔 보면 더 좋을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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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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