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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2.26
그렇게 죽지 않는다
- 글쓴이
- 홍영아 저
어떤책
내가 책을 구매하게 된 계기는 다소 엉뚱하다.
어느 유튜브 채널에서 책 홍보를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홍영아 작가의 인터뷰 영상을 우연히 보게되었다. 다소 산만하게 집안일을 하며 이야기를 듣다, 작가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는 것을 듣고 책을 구매해서 읽었다. 정확한 텍스트는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말이었다.
"사고사로 사람이 죽을 수 있는 확률은 10만 명 중 54명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1년에 발생하는 모든 사망자 수는 30만 명 정도다. 통계적인 확률로서만 본다 해도 158명이 죽었다는 건, 2년하고 4개월 정도의 사고사로 죽는 일이 벌어져야 158명이 발생하게 되는 일이다. 이태원 참사는 그런 일이다…"
어릴 적 가족을 병으로 먼저 보낸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보니 모순되게도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의식적으로 작심하고 책을 찾지 않는 이상 '죽음'이라는 주제는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된다. 요즘같이 상식과 정의는 온데간데없고, 온갖 거짓과 부정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상식적인 저자의 인터뷰 한마디에 나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죽음'이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죽음'이지만 그 죽음을 맞닥뜨리는 순간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태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죽음 또한 (자신이 직접 생과 사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선택할 수 없다. 그런데도 먼일인 것처럼 삶을 살아가고 막연히 죽음을 두려워하게 된다.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에 응해준 모든 사람이 말하는 죽음은 미디어에 의해 정형화된 죽음 너머의 죽음이었고 생각보다 느리고, 생각보다 빠르고, 생각과 다르고 동시에 생각처럼 그렇기도 한 죽음이었다. '그렇게 죽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죽음을 에워싼 장벽, 무지로 인한 두려움을 가급적 현명히 우회하여 개별적 죽음의 사실성에 접근하기 위해서였다. 325p.
저자는 인터뷰이를 빌어 죽음의 순간과 상황과 절차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 준다. 책을 내 마음대로 분류할 수 있다면 나는 이 책을 실용서라고 하고 싶다. 내가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도 그 시간을 함께 보낸다. 점점 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야 하는 애도의 순간을 더 많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와 동료들이 맞이하게 될 그 숱한 죽음의 순간에서 조금이라도 더 존엄하고 현명하게 삶을 선택하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이 책을 그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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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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