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함과 야설은 그야말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거야 말로 편견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정숙한 여인이라고 해서 야설적 생각을 하지 말라는 법도 없으며 속으로 생각하는 일에 누가 그것을 알것이라고 어울리고 안어울리고를 판단할 수 있을까 싶다.

그러나 대부분 정숙함을 가진 사람들은 그에 걸맞는 정서적 의식을 갖추고 있기에 야설적 내용을 이야기 하는 일은 꺼려 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합당하다 할 것이다.

그런 정숙한 여인, 과부들의 발칙한 야설이라니 처녀도 아니요 정실부인도 아닌 과부이기에 어쩌면 야설적 표현이나 생각을 토로해 내는 일도 묵과될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야설이란 야한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의 이야기나 글을 말하는데 정숙한 과부들로서는 한 때의 일탈적 행위로 인식할 수 있는 소일거리쯤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것 같다.

발칙한 야설클럽을 말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클럽" 은 주인공 니키라는 젊은 인도 아가씨는 자기 삶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고 딱히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는 가운데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다 글쓰기 수업을 맡게되고 거기거 만나게 되는 여성들, 대부분 자기 이름조차 어떻게 쓰는지를 모르는 과부들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던 중 글쓰기의 방향을 성적 판타지를 마음껏 이야기 하는 '야한글'로 전환되어 뜻하지 않은 활발한 클럽이 된다는,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이 담긴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요즘 흔히 우리가 말하는 '막장식' 의 야설이 아니라 버릇없고 괘씸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발칙한' 야설은 소설의 흐름을 좌우하는 시대적 배경으로 거슬러 우리를 이끌어 간다.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배를 200년 간 받은 나라이다. 그런 나라이기에 영국의 문물, 문화가 인도의 문화에 동화되거나 변화되는 양상을 거쳐 왔겠지만 여전히 인도의 보수적 전통에서 볼 때 영국의 문화가 보여주는 일탈적 현상들이 존재하리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치마를 짧게 해 다리를 내어 놓고 다니거나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하기, 여자를 감금하듯 단속하는 등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있음을 생각해 보면 그 당시의 야설이라는 의미도 타인에겐 천박하지만 그녀들 과부들에겐 꽤나 낭만스러운 구석이 있었음을 살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을 해보게도 된다.

사랑이라는 행위도 어떤 의미에서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변화무쌍함이 존재한다.

불륜이되 진정한 사랑이라고 치켜 세우는가 하면 내로남불과도 같은 행위도 모두 사랑의 변질된 요소를 보여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사랑 이야기일수록 세간의 사람들에게 더욱 흥미거리가 되고 관심을 끌어들이는 마력을 갖고 있다.

종족본능 뿐만이 아닌 탐욕으로의 사랑의 행위 또한 인류 역사에서 볼 때는 즐김의 대상이 아닌던가.

야설이라는 측면도 그러한 즐김의 대상으로 자기만족을 얻는 욕구해소 방법이라 생각하면 소설이 보여주는 문화적 배경을 통해 과부라는 존재들이 끌어 내는 야한 상상의 세계를 글로 표현해 내는 일과 그걸 읽는 우리 역시 잠시 짜릿함을 만끽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소설이 보여주는 배경적 지식에서 영국내 인도인들의 사회문제와 함께 지나간 세대와 현실 세대간의 삶의 모습들을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 된다.

아빠의 죽음인 심장마비사에 얽힌 이야기도 사실은 격렬한 엄마와의 섹스 덕분? 이고 아빠의 딸들을 위한 고언을 듣게된다.

삶이 뭐 그리 대단한걸까 생각해 보면 사실 아무것도 없다.

먹고 자고 싸고, 사랑하고 애낳고, 열심히 살고 하는 희노애락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음을 생각하면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은 잠시나마 우리 삶의 한 켠을 차지하는 욕망에로의 즐김을 삶의 일부로 편승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야설이 야설로 끝남이 아닌 야설의 주인공인 여성들의 존재가치에 대해, 여성의 권리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를 이끌어 낼 방향을 생각하는 일은 야설의 이야기 이기보다 온전히 삶의 한 자락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요즘의 야설들은 '발칙함'을 벗어나 그야말로 '막장식' 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그러함도 필요에 의한 공급이 이뤄지고는 있겠지만 근친상간 및 성도착적 이야기들로 가득한 야설의 내용들은 그야말로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섹스를 아름답게 생각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요즘의 야설들은 더러움의 상징과 함께 있어서는 안될 일들을 상상화하고 있어 자칫 청소년들의 접함이 크나큰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도를 넘지 않는 야설, 낭만적 야설로 은근함의 매력을 던져줄 야설문화의 번성이 아쉽기만 한 요즘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 네이버 카페 컬버블룸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