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영화인데 굉장히 젊은 로버트 레드포드와 소년같은 브래드 피트가 있다. 이 영화가 신선한 점은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CIA상황은 고요한데, 동적인 상황이 과거 회상 장면을 현재진행형으로 보여주면서 1960년대부터 1980년대의 국제사회를 요약한다는 점이다.

      #. 버지니아 주 CIA 사무실

      집에서 전화를 받고 일어나는 뮈어(로버트 레드포드)는 회의실에서 자신을 부르지 않자 머리를 쓴다. 자신의 직장생활 마지막 날이라는 점과 아무도 톰을 구할 생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회의에 참가하면서 수시로 전화를 받으면서 전략을 짜거나, 다른 사람의 신분증 카드를 이용하거나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지 않는 상황실 분위기에서 눈치로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사무실 장면들이 재미있는 이유는 다른 CIA요원들은 자신들이 보는 상황을 전부라 생각하지만 뮈어는 그들과 같게 혹은 다르게 말하고 행동한다는 점이다. 이것도 막연하게 느낌으로 알다가 마지막에 확실하게 알게 된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뮈어가 머리를 썼는지 확인하려면 영화를 다시 봐야할 수 있다.

      특히, 그냥 영화를 보다보면 마지막에 약간 혼란스러울 수 있다. 진짜가 무엇이였는지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어서. 마치 뮈어가 짜놓은 스파이 게임에 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 재생되는 과거 속 보이스카웃의 성장

      1960년대 베트남 전, 저격수들이 있었다. 베트콩 조직을 와해시키기 위해 숙련된 사람이 필요한데, 뜻밖에 보이스카웃에서 총쏘는 법을 배웠다는 청년이 뮈어의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위급한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해낸다.

      1970년대 독일, 냉정사회에서 각 국에는 누가 누군지도 모를 스파이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CIA 비밀 요원 톰 비숍(브래드 피트)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갈등을 한다. 역시 위기상황은 지혜롭게 모면하지만 그는 살려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의 눈동자를 이미 봤다.

      1980년대 베이루트, 반란군과 정부군의 총격전으로 폐허가 된 도시. 그곳에서 민간 봉사자(캐서린 맥코믹)을 도우면서 정보를 제공받으면서 연인이 된다. 그리고, 톰이 목격한 엄청난 죽음의 현장. 그래서, 그는 뮈어에게 이 조직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며 일을 그만둔다.

      1990년대 중국와 미국의 수교를 앞둔 상황에서 벌어진 수차우 감옥 침입자들의 정체.

      #. 중국 수차우 감옥

      영화의 처음 장면이자 이 영화의 결말을 말하는 곳. 의사로 가장한 톰이 감전을 당하면서 누군가를 구출하려 한다. 그리고 담요를 뛰집어 쓴 사람의 눈동자 하나를 보고 사람을 구출한다. 잡힐 것 같은 상황과 가짜 의사들의 시선처리로 처음부터 긴박하다.

      그리고, 영화 중반이 지나 뮈어가 말하는 사람. 그녀가 등장한다. 톰이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역시 자신만의 임무를 수행한 톰 덕분에 뮈어의 하루는 긴박하다. 저녁 외식 작전.

      마지막 작전을 위해 뮈어는 국장의 서명을 베끼기도 하고, 그의 개인재산 전부를 홍콩 전력 간부들에게 들인다. 그리고, 차례로 시작된 섬의 정전과 두 대의 블랙 호크. 마지막에 피범벅이 된 얼굴로 작전명을 듣고 웃는 톰.

      #. 이 영화의 한 컷

      이 영화는 시대와 장소에 맞게 배경음악을 잘 선택했다. 베트남, 독일, 중국, 베이루트까지. 그 지역의 상황 혹은 작전실시중인 긴박감을 음악으로 잘 표현한다.

      독일의 큰 건물 위에서 뮈어와 톰이 대화를 한다. 그 얘기를 일부러 그 높은 곳에서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데, 그 곳에서 의자를 던지며 사람을 구하는 게 작전이면 성공했어야 한다고 하는 톰과 게임이라고 말하는 뮈어의 대비가 인상에 남는다.

      실수없이 해내야 하는 어른들의 게임. 스파이는 지난 세기에 승산을 걸고 많은 게임들을 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톰처럼 사람 하나를 위해 목숨을 걸었을 지도. 살려달라는 눈동자를 봤기 때문에.

      #. 이 영화의 112분부터 완전히 이해한다면...

      이 지점부터 CIA사무실 직원들이 말하는 내용이 쉽게 들리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분명히 들리는데 상황파악이 쉽게 되지 않는다. 결혼은 1번 했는데(여기에서 의외로 한국인이 등장한다) 부인은 4명이라는 뮈어의 상황.

      그가 살고 싶었던 지역을 국가의 정보를 이용했다고 말하면서 보여주는 지도는 중간에 한참동안 비교했던 지도 2장 중 하나다. 이 지점이 이해되지 않아서 되돌려봤다. 한 번에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다면 스파이 재능이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