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읽고생각함

바위솔
- 작성일
- 2007.12.7
조선의 왕과 신하, 부국강병을 논하다
- 글쓴이
- 신동준 저
살림출판사
역사책 읽기를 좋아한다. 내가 역사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역사가 근본적으로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다. 권력의 핵심에 있던 인물이건, 반역을 꿈꾸는 인간이건 그들의 삶은 파란만장하여 흥미진진하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반성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건국초부터 왕권과 신권의 대립은 치열하다. 건국 초기 수많은 공신들은 나름의 권력을 확보한다. 왕보다 많은 지혜와 권력을 가진 신하는 오래 가지 못한다. 권력구조를 제대로 만들었던 건국공신 정도전과 홍국영이 그렇다. 왕은 왕권 강화를 위해 갖은 수를 다 동원하고 신하들은 자신들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조선이 군약신강의 나라였다고 한탄한다. 이 시절은 왕권강화가 절실했던 시절이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군약신강의 나라였던 조선은 자기 파벌의 이념과 지역을 토대로 붕당을 짓고 세자를 폐위하고 반정이라는 명분아래 왕을 갈아치운다. 이 과정은 살벌하기 그지 없다. 권력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다. 수많은 사화가 이를 반증한다. 붕당이 퇴계와 율곡의 철학이념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이 분들이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중요성을 역설했다면 그 지경까지는 안갔을 것 같다.
건국 초기부터 고종 시대까지 신하와 군주끼리 혹은 신하들끼리의 피비린내나는 권력다툼은 계속 된다. 지겹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제목처럼 부국강병을 논하는 군주나 신하는 보이지 않는다. 권력투쟁에 촛점을 맞춘 역사책이다.
명군이든 폭군이든 저자의 잣대는 냉혹하기 그지 없어서 읽는 이는 조선을 참으로 부끄럽게 여길 수 밖에 없다. 흡사 일본의 조선 역사관을 보는 듯 하다. 붕당정치의 폐해만을 강조하여 조선인이 열등한 인종으로 만들었던 일본인처럼 말이다. 저자는 붕당정치의 폐해만을 계속하여 초지일관 강조하고 있고 그 폐해가 지금의 정당정치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는 역사란 역사가에 의해 항상 다시 씌여진다고 했다. 조선의 역사가 신동준 교수에 의해 씌여졌다. 첫번째 느낌은 내가 배웠던 국사 교과서와 그닥 다르지 않다는 점이고 살짝 어깃장을 놓고 싶다는 사실이다. 조선의 문화와 그림의 우수성을 강조하여 민족적 자긍심을 일깨워 준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이 책 바로 전에 읽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600쪽의 많은 분량이지만 이 한 권으로 조선 권력의 이동과정을 확실히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 되겠다. 저자의 생각을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독자로 적당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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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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