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신상화(寅申相火)의 성립

우주가 조화작용(造化作用)을 하는 주체가 토(土)이고 객체가 상화(相火)라 할 때 그것이 바로 금화교역(金火交易) 작용의 과도기적인 존재양식이다. 금화교역(金火交易)작용은 조화의 완성이다. 그래서 모든 조화(造化)는 인신상화(寅申相火)를 수단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육기(六氣) 중에서 다른 것은 모두 오행의 기반이 있는데 인신상화(寅申相火)는 기반이 없다. 해수(亥水)는 사화(巳火)를, 자수(子水)는 오화(午火)를, 인목(寅木)은 신금(申金)을, 묘목(卯木)은 유금(酉金)을, 축미(丑未)는 진술(辰戌)을 본체로 한다. 그러나 상화(相火)는 본체가 없다. 그래서 상화(相火)를 무근지화(無根之火)라고 한다.

상화(相火)가 성립한 이유는 지구의 축(軸)이 경사졌기 때문이다. 태양의 운행은 지축이 경사지지 않았다면 진술(辰戌)의 적도선을 왕복한다. 그러나 현재는 묘유(卯酉)로 왕래한다. 지축(地軸)이 경사지지 않았다면 우주는 진술축미(辰戌丑未) 운동을 하는데 지축의 경사로 자오묘유(子午卯酉) 운동을 한다. 우주의 변화는 물이고 그의 주재자는 토(土)이니 진술축미(辰戌丑未) 운동이 정당하다. 진술축미(辰戌丑未)는 토(土)이다. 토(土)는 중용지덕(中庸之德)이 있다. 순수한 토(土)인 축미(丑未)가 종정위(縱正位)에 위치하고 하위(下位)의 진술(辰戌)토가 정동서(正東西)에 있어 보좌하니 이상적이다. 그러나 지축이 경사되어 자오묘유(子午卯酉)가 사정중(四正中)을 이루니 우주는 자기 이상을 실현하고 모순과 분열이 일어난다.

선천(先天)에서는 자오화(子午火)가 정중위(正中位)에 있어 화기(火氣)가 너무 강하니 位(위)를 잃은 미토(未土)로는 종합해 낼 수 없으니 미토(未土)는 보조자가 필요하게 되었다. 午(오)는 치열하니 음(陰)인 巳(사)를 대동하였고 또 子(자)수의 대화작용(對化作用)을 받으며 왕성해지니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미토(未土)를 생산한다. 그리고 미토(未土)는 자동적으로 상화(相火)를 생산하니 이것은 선천에서 필연적인 자위(自衛)적 현상이다. 그래서 지축의 경사가 없으면 상화(相火)는 없다.

후천(後天)에서는 미토(未土)가 정남(正南)에 있어 지축이 정립돼 미토(未土)의 힘만으로도 화(火)를 포위할 수 있다. 그래서 상화(相火)같은 미토(未土)의 보조자는 필요없다. 즉 상화(相火)없이도 유금(酉金)만으로 능히 처리할 수 있다. 선천(先天)에서는 사오(巳午)가 정남(正南)이니 염열(炎熱)의 작금(灼金)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서남방(西南方)의 상화(相火) 申(신)의 힘을 빌린다. 선천도에서는 신(申)이 서방이니 금성(金性)을 발휘하기 쉽지만 후천도에서는 미토(未土)가 중(中)이니 남쪽 가까운 곳에 申(신)이 위치하여 금성(金性)을 잘 발휘할 수 없다. 또 申(신)은 세력에서는 인신상화(寅申相火)가 득세하니 유금(酉金)은 큰 노력없이도 자기의 位(위)를 유지한다. 상화(相火)는 位(위)가 없다.

선천(先天)에서는 자오묘유(子午卯酉)가 4정(正)이고 후천(後天)은 축미진술(丑未辰戌)이 사정(四正)이다. 그래서 후천은 자오묘유(子午卯酉)가 相(상)이고 선천에서는 인신사해(寅申巳亥)가 相(상)이다. 선천에서는 자오묘유(子午卯酉) 밑에서 인(寅)은 묘(卯)를 돕고 사(巳)는 오(午)를 돕고 신(申)은 유(酉)를 돕고 해(亥)는 자(子)를 돕는다.

그런데 인신(寅申)을 상화(相火)라고 한 것은 인신(寅申)은 무근지화(無根之火)의 본말(本末)이기 때믄이다. 상(相)이란 정승이라는 의미와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 선천에서는 인신(寅申)이 相位(상위)이고 묘유(子午卯酉)는 더 높은 位(위)이다. 이렇게 자오묘유(子午卯酉)가 등극하고 축미진술(丑未辰戌)이 자리를 못 잡아 천도(天道)에는 모순과 대립이 있고 인도(人道)에는 사치와 타락이 흐른다.

인신상화(寅申相火)의 성립은 지축의 경사 때문에 지구가 자전하는 과정에서 묘진사오미(卯辰巳午未)에서 많은 열을 복사하게 한다. 그래서 미토(未土)의 부담이 커져 상화(相火)라는 과도기적 단계가 이루어진다. 상화(相火)가 없으면 자오묘유(子午卯酉) 운동은 붕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