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으며

ena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8.3.19
찰스 다윈이 자연선택설을
생각해내는 데 맬더스의 『인구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비글호 항해에서 돌아와서 자신의 생각을 다듬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고, 비글호 항해 도중에(물론 그 때는 자연선택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가장 영향을
받은 책은 내내 끼고 있었던 라이엘의 『지질학 원론』이다. 그 책은 다윈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비글호 승선의 기회를 넘긴 헨슬로가 권한 책인데, 이 책을 통해서
다윈은 진화가 일어나기 위한 시간의 개념에 눈을 떴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눈여겨 보게 되는 대목은 그 책이 실은 진화를 부정한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다윈은 결국 자신이 세우게 되는 이론과 부합하지 않는 책을 통해서 자신 이론의 근거를 찾아낸 셈이다. 찰스 다윈이 여러 독립된 이론과 관찰 들에서 독창적인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알 수 있다. (물론 나중에 라이엘은 찰스 다윈의 굳건한 동지가 된다.)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동식물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자연적인 메커니즘이 있을까? 라이엘의
대답은 간단히 “아니다”였다. 제2권은 철저히 라마르크에 대한 반론이었다. 다윈은 동식물의 각 종은 각자가 태어난 장소-“창조의 중심”-에 잘 적응되어 있다는 라이엘의 견해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만일
어떤 변화, 즉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일어나면, 그 종은
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절멸할 것이다. 종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다시
말해, 옛 종은 자연적으로 죽고, 알 수 없는 과정에 의해
새 종이 탄생한다.
이것은 명쾌하고 뛰어난
책이었고, 생명이 진화를 해왔으며 모든 생명의 계보를 나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명쾌한 반론이
마치 변호사가 쓴 책처럼 차곡차곡 전개되어 있었다.” (에디드리언 데스먼드와 제임스 무어, 『다윈 평전』, 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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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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