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으며

ena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1.7.23
어릴 적 어머니에게 베이지색이란 게 있다고 들었을 때 매우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내 눈에는 하얀 것 같은데, 그걸 베이지색이라고 하고, 또 노란색 같은 것도 베이지색이라고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옅은 색감이 있는 색은 베이지색이라고 하면 통하는 것 같았다.
그럼 베이지색이란 뭘까?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의 《컬러의 말》을 보니 19세기에야 이 색이 정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에서 유래되었고, ‘염색하지 않은 양털’을 가리킨단다(58쪽).
그런데 의외이게도 이 베이지색이 그다지 평판이 좋지 못하다고 쓰고 있다.
“나서지 않고 안전하지만 너무 칙칙하다. 베이지색으로 꾸민 임대 공간에 방문하면 금세 질린다. 몇 시간 만에 건물 전체가 한데 어우러져 이를 악물고 일궈낸 무해함의 바다처럼 다가온다.” (밑줄은 내가 그었다.)
말하자면 너무 무난하고 특징이 없는 색이어서 쉽게 질린다는 얘기다.
그래서 또,
“베이지색은 부르주아의 핵심 색깔이 될 수 있다. 통상적이고 독실한 척하며 물질적읻. 양에서 따온 색깔이 양처럼 소심한 이들에게 선택받은 색깔이 되었다는 사실은 신기하게도 적절해 보인다. 베이지만큼이나 고상하면서도 밍밍한 소비주의를 상징하는 색이 또 있을까?” (역시 밑줄은 내가 그었다.)
결국은 지루하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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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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