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1. 책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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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신이치의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을 읽으면서,


다음의 연구자로서의 독백에 한참을 멎어 있었다.


 


당시 나는 분명 권태로웠다.


나와 내 연구에 대해 권태감을 느끼고 있었다.


벽에 부딪쳤다거나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데이터도 쉽게 얻고 있었고


1년이면 논문도 정기적으로 여러 편씩 발표하고 있었다.


그것들은 물론 대발견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종의 새로운 발견이기는 했다.


바로 이 점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종종 전문지에 실리기도 하는 그 논문을 몇몇 동종업계 인물들이 읽고,


학회에서 그들을 만나면 서로의 논문에 대해 재미있게 읽었다며


지극히 사교적인 인사를 주고받는다.


나는 그런 순항이 권태로웠다.


나와 비슷한 주변에 싫증이 났다.


그건 바로 내 자신의 한계이며 약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지 못했다.” (51)


 


물론 책 전체의 맥락 (생명의 가소성, 혹은 전체성 등)에 대해


깊은 공감을 했지만


사실은 이 부분에서 나는 한참을 먹먹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어떤가?


 


 2002 6월을 회상하는 것이니 약 9년 전.


그렇다면 후쿠오카 신이치의 나이는 40대 중반쯤.


연구자로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나이다.


이제 닥치는 대로의 거친 맛은 사라지지만 원숙미를 가지면서


전체를 조망하면서 연구를 할 수 있는 나이.


그러면서 아직 열정은 살아 있을 나이.


그 나이에 신이치는 권태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곧 나는 그 나이가 된다.


 


어떨까?


싫증에 대한 부분만 제외하면 신이치의 상황은


정확히 내게도 해당되는 얘기다.


(예상컨대 대부분의 연구자들에 해당되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아직 나는 내 주변에 싫증이 나지 않지만,


사실은 내가 의도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느낌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 역시 곧 권태로움에 무기력해진 채


그저 그냥 적당히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할까?


 


내가 지금 그저 먹먹한 채


몇 번이고 이 구절을 읽는 것을 보면


나는 지금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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