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으며

ena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1.7.27
케빈 켈리의 <기술의
충격>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저자의 박식함, 혹은
풍부한 예시다.
한 가지 사항을 설득하는데 드는 예는 그저 한두 개가
아니라
수많은 것들을 동원한다.
그것들은 모두 적어도 내게는 낯선 것들이고,
그래서 더더욱 흥미롭다.
몇 가지 예만 들면 이렇다.
동등한 발명이 동시에 독자적으로 발견되는 예들이다.
“태양 흑점은 1611년이라는 같은 해에 갈릴레오를 포함하여
둘도 아니라 네 명의 관찰자가 따로따로 처음으로 발견했다.
우리는 온도계의 발명자를 여섯 명이나 알며, 피하 주사 바늘의 발명자도 세 명이나 안다.
에드워드 제너보다 앞서 백신의 효능을 발견한 과학자도
네 명이나 있으며, 모두 각자 발견했다.
아드레날린은 네 번이나 ‘최초로’ 분리되었다.
소수(小數)는 세 명의 천재가 각자 발견(혹은 발명)했다.
전신은 조지프 헨리, 새뮤얼
모스, 윌리엄 쿡, 찰스 휘트스톤, 카를 슈타인하일이 각자 재발명했다.
프랑스인 루이 다게르는 사진술을 발명한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니세포르 네엡스, 어퀼 플로랑스, 윌리엄 헨리 폭스 탤벗 세 명이 독자적으로 같은
과정을 창안했다.
로그 발명의 영예는 대개 존 네이피어와 헨리 브리그스
두 수학자에게 돌아가지만,
사실은 제3의
인물인 요스트 뷔르기가 그들보다 3년 앞서 그것을 발명했다.
타자기는 영국과 미국 양쪽에서 서너 명의 발명자가 동시에
발명했다.
여덟 번째 행성인 해왕성의 존재는 같은 해인 1846년 두 과학자가 독자적으로 예측했다.
산소의 액화, 알루미늄의
전기분해, 탄소의 입체화학은 둘 이상이 독자적으로 발견한 화학적 발견 가운데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하며, 이 세 사례에서는 겨우 한 달 정도 사이를 두고 동시 발견이 이루어졌다.”
(162쪽)
다음은 새로운 착상이 원래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결국에는 더욱 큰 영향력을 지난 방향으로) 전개된 사례들.
“토머스 에디슨은 자신의 축음기가 죽어가는 사람의 마지막 유언을 기록하는 데 주로 쓰일 것이라고 믿었다.
처음에 라디오에 자금을 댄 사람들은 그것이 시골 농민들에게
설교를 전파하는 데 이상적인 장치라고 믿고 그렇게 했다.
비아그라는 원래 심장약으로 임상 시험을 했다.
인터넷은 원래 재난에 대비한 예비 통신망으로 창안된 것이다.” (297쪽)
이런 건 어떤가?
“아마존은 8만 5000종류의
휴대전화와 관련 상품을 판다.
지금까지 인류는 50만
편의 영화와 약 100만 편의 텔레비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녹음된 음악은 적어도 1100만 곡에 달한다.
화학자들이 목록으로 작성한 화학물질은 5000만 종류에 달한다.” (348쪽)
어쩌면 <기술의
충격>은 내가 읽은 책들 중 가장 현란한 예들이 가득찬 책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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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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