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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atidx=0000062913



보노보 게놈이 궁금한 까닭

독일 연구진 보노보 유전체 해독


대영장류 중 사람과 가장 가까운 친척은 침팬지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오랑우탄은 인류와의 공동 조상과 약 1천500만년 전에 갈라졌으며 고릴라는 약 1천만년 전에, 침팬지는 약 600만년 전에 갈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인간이 침팬지와의 공동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오고 나서 약 400만년이 흐른 후 인간의 조상인 직립원인이 아프리카의 사바나를 어슬렁거리던 약 200만 년 전에 매우 희귀한 사건이 벌어졌다.

지금의 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위치한 콩고강을 기준으로 한 무리의 유인원이 남안에 정착한 것. 북안에 살고 있던 친척 침팬지들과는 달리 그 유인원 무리는 매우 특별한 생태학적 환경에 놓이게 됐다.

콩고강 북쪽은 고릴라와 서식지가 겹치는 곳이어서 그곳에 사는 침팬지들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항상 고릴라와 피나는 경쟁을 벌여야 했다. 그러나 남쪽은 경쟁자가 훨씬 적었을 뿐만 아니라 먹이가 매우 풍부했던 것.

이로 인해 유인원들의 후손은 매우 독특한 사회적 패턴을 지닌 원숭이로 진화했다. 그들이 침팬지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인간이 알게 된 것은 1929년에 이르러서였다.

1933년에 독립된 종으로 인정 받아

1933년 독일 해부학자인 에른스트 슈바르츠는 박물관의 해골을 연구해 유인원이 새로운 종임을 확인하고는 ‘보노보’라는 이름을 붙였다. 물론 그전에도 보노보의 정체가 알려져 있었지만, 단지 일반 침팬지보다 조금 체격이 작은 침팬지쯤으로 여겼을 뿐 어느 누구도 그것이 새로운 종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해서 보노보는 독립된 종으로 인정받게 됐다.

하지만 그 후로도 보노보에 대해 알려진 건 별로 없었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나라의 울창한 밀림 속에서만 살기 때문에 자연 서식지에서의 연구가 가장 안 된 포유류 중 하나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1970년대 중반부터 몇몇 학자들에 의해 보노보의 행동이 연구되면서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우선, 보노보는 공격성이 강한 수컷에 의해 지배되는 침팬지 사회와 달리 암컷이 중심 역할을 하는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인류의 진화 과정을 남성 중심으로 설명하는 관점에서 볼 때는 매우 납득하기 어려운 사례였다.

또한 보노보는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인간과 상당히 비슷한 성생활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부분의 동물은 생식 목적 이외에는 교미에 관심이 없지만, 보노보의 경우는 인간처럼 쾌락을 목적으로도 섹스를 만끽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섹스를 거의 악수와 같은 수준의 일상적 행위로 여기는 그들에게 ‘히피 침팬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보노보 사회에서의 섹스는 서로 간의 갈등을 피하고 공격성을 극복하는 화해 기술이라는 사실이 후에 밝혀졌다.

즉, 침팬지의 경우 성문제를 권력으로 해결하는 반면 보노보는 권력 문제를 성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때문에 보노보 연구가인 미국의 프란스 드 발 박사는 “보노보가 좀 더 일찍 알려졌다면 인간의 진화를 재구성하는 데 남성, 전쟁, 사냥, 도구보다는 남녀의 동등한 성관계, 가족의 기원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보노보가 두뇌대결에서 침팬지를 이겨

보노보의 이런 장점은 작년 여름 벨기에 안트베르펜 동물원에서 펼쳐진 가장 똑똑한 유인원 선발대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침팬지와 보노보 중 누가 더 머리가 좋은지 가리기 위해 총 6개의 지능테스트를 한 결과, 보노보 팀이 침팬지 팀을 4:2로 이긴 것. 사실 침팬지는 돌을 연장으로 사용해 열매를 깨서 먹지만 보노보는 도구를 사용할 줄 모른다.

그럼에도 보노보가 두뇌 대결에서 이긴 것은 성을 화해기술로 사용하는 개방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침팬지의 경우 그날 두뇌대결 게임을 하는 동안 수컷끼리 권력 다툼을 하느라 바빠서 테스트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

최근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과학자들은 보노보의 유전체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인간과 침팬지, 오랑우탄, 고릴라에 이어 보노보까지 대영장류의 게놈이 모두 해독된 셈이다.

유전체를 해독한 결과, 보노보도 침팬지처럼 사람과 유전자의 98.7%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보노보와 침팬지는 99.6%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간의 유전체 중 1.6%는 침팬지보다 보노보의 유전체에 더 가까운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한편 연구진은 보노보의 유전체 중에서 침팬지와 차이가 나는 부분들을 선별했는데, 그 부분들 중 상당수가 유전자를 코딩하고 있지 않는다는 다소 실망스런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이번에 유전체가 해독된 보노보는 ‘울린디’라는 이름을 가진 18세 암컷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앞으로 더 많은 개체의 유전체를 분석해 침팬지와 보노보를 구별 짓는 유전자를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것은 곧 침팬지의 공격성과 보노보의 평화성이라는 두 극단성이 모자이크처럼 들어 있는 인간의 유전적 비밀을 파헤치는 작업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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