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으며

ena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2.9.22
어제 소개한 Lenski 교수의 Nature 논문(http://blog.yes24.com/document/6784974)의 두번째 문장은 이렇다.
"These traits are thought to arise typically by the exaptation of genes tha previously encoded other functions through processes such as domain shuffling, altered regulation and duplication followed by neo-functionalization."
여기에 'exaptation'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낯선 단어였다.
그래서 찾아보았는데, 영어 사전에는 없고 설명만 이렇게 되어 있다.
'어떤 환경에서 진화된 후 다른 환경에서 다른 기능을 위해 진화되는 것'
'선택적 진화' 또는 '굴절 적응'이라고 번역되는 단어다.
그리고, 참고문헌으로 달려있는 논문은 바로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 Gould)의 것이다.
"Gould, S.J. & Vrba, E.S. Exaptation - a missing term in the science form. Paleobiol. 8, 4-15 (1982)."
아마도 전부터 있던 용어, 혹은 단어 같은데, 굴드가 다시 살려낸 용어라 여겨진다.
그런데, 이 용어를 오늘 다시 만났다.
바로 올리버 색스의 <뮤지코필리아>라는 책에서다.
올리버 색스가 '뇌와 음악'에 관한 글을 모은 책이다.
진화적으로 쉽게 그 적응성을 찾기가 힘든 음악이 왜 생겨났을까에 대한 논의가 있는데, 그것을 설명하기 위한 용어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핑커(를 비롯한 몇몇 학자들)은 우리의 음악적 능력이-적어도 그 일부는-다른 목적을 위해 이미 개발된 뇌 체계를 슬쩍 가져다 씀으로써 가능하게 된 것으로 본다. 인간의 뇌에 단일한 '음악 중추'가 없고 음악 활동을 할 때 뇌의 곳곳에 흩어진 여러 네트워크들이 동시에 가동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비적응적 변화라는 당혹스러운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든 첫번째 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는 그런 뜻에서 적응이 아니라 굴절적응(exaptation)이라는 용어를 쓴다. 그는 음악이야말로 굴절적응의 확실한 예라고 말한다." (10쪽)
과연 음악이 굴절적응의 예가 되는지, 아니면 진정 적응(adaptation)의 예가 되는지는 논란이 있는 것 같지만, 똑같은 용어를 한번은 최신의 논문, 그것도 미생물 진화에 관한 논문에서, 그 다음날은 음악에 관한 책에서 본다는 것은 묘하다.
이젠 잊지 않을 것 같다. Exap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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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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