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으며

ena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3.2.19
리링의 『논어, 세 번 찢다』는 공자의 사상과 후대의 공자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같은 말들이 여러 번 반복되는데, 그 중 하나가 ‘눌언민행(訥言敏行)’이다.
『논어』의 ‘里仁’편에 나오는 “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려 한다.”)에서 비롯된 말이다.
책을 읽으며 책 여백에 아는 한자어를 적어놓기도 하는데, 이 말은 몇 번 적은 것 같다. 좋은 말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또 다른 추억이 있는 말이다.
고등학교 2학년 교실 뒤쪽에 이 말이 붙어 있었다.
담임 선생님께서 붙여 놓으셨었던 것도 아니고, 아마도 이전 학년 때부터 붙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자가 그리 쉬운 것도 아니었으니, 오히려 그 때문에 더 기억이 나는지도 모르겠다.
그 후로 이 말은 가끔씩 생각나는 말이 되었고, 급기야는 아들 녀석 이름에 한 글자도 넣게 되었다(물론 이 한자말을 생각해서 넣은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생각하며 이 말대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종종 해왔는데, 지금 다시 쓰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글을 쓴다는 것. 이처럼 블로그 같은 데 글을 쓴다는 것은 말(言)일까, 행동(行)일까? 말이라면 지키지 못하는 것이고, 행동이라면 지키는 것일 텐데... 아무래도 말 쪽일 것 같아 조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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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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