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ena
- 작성일
- 2018.9.25
서치
- 감독
- 아니쉬 차간티
- 제작 / 장르
- 미국
- 개봉일
- 2018년 8월 29일
<서치(Searching)>. 이 몰입도 높은, 상당히 훌륭한 영화를 보면서 느낀 몇 가지 인상적인 면만 추려 쓴다.
첫째, 이 영화는 한번도 영화 카메라를 통해서 화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모두 컴퓨터 화면만으로 영화를 구성했다. 몇
번의 위기는 있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동생 집에서 딸과의 관계를 추궁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이 장면도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 카메라를 통해서, 결과적으로는 그 카메라를 재생하는 컴퓨터 화면을 통해서 보여준다. 아이디어지만,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했을 거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우리가 보는 장면들의 대부분이 그렇게 구성되어 가는 것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둘째,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한국계로 설정했다. ‘데이비드 킴(David Kim)’, ‘마고 킴(Margot Kim)’이란 이름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친구 목록을 보면, 선명하게
‘아빠’, ‘엄마’가
나온다. 그런데 실제로 그들은 한국계이다. 데이비드의 동생까지도. 한국계로 설정했으니 당연한 일이라 받아들여야 할 것 같지만, 그게
실은 인상적이다.
셋째, 주제의 전통성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방황하는 딸. 상실감을 지니면서도 딸에게는 그
얘기를 못하는 아빠. 실종된 딸을 찾아나서는 아빠의 부성애. 그리고
아들에 대한 빗나간 모성애까지도 영화의 뼈대를 이루는 내용은 어쩌면 진부적이라 해도 될 만큼 낯익은 것이다. 그런데도
그게 그렇게 진부적이라 여겨지지 않는다. 너무나도 반복되어 진부적일 수 없는 내용인지, 진부함을 덮어버리는 형식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인지…
넷째, 그래도 영화가 흥미롭게 위해선 반전이 있어야 한다. 그것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 영화를 보면서 반전이 있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한다. 그런데 그 반전이 누구나 예상한 것이라면 영화는 실패다. 감독이 관객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이다. 어쩌면 감독이 관객을 얕잡아
본다는 느낌도 든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반전이 꽤나 반전다웠다. 그래도
관객을 인정한다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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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