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1. 책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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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삼귀
글쓴이
미야베 미유키 저
북스피어
평균
별점9.1 (21)
ena

귀신 얘기라면 으스스해야 하는데 왠지 모르게 따뜻하다.



미시마야라는 에도 시대 주머니 가게의 아가씨(주인집의 조카딸) 오치카가 흑백의 방에서 손님들을 초대해서 듣는 괴담(怪談) 이야기들이다. 그냥
괴담들을 단편처럼 엮은 것은 아니고 그 독립적인 얘기들 사이에 오치카와 그 주변의 사연들은 얼핏 설핏 보여주면서 연결해나간다. 오치카의 사연도 전편에 나왔음직하지만, 이 책에서는 거의 막바지에
가서야 다시 나온다. 그것도 아주 잠깐. 그녀가 숙부 집에
기거하면서 남들의 이야기를 듣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사람은 이야기한다. 이야기할
수 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즐거운 일도 힘들 일도. 옳은 일도 잘못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들려준 일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덧없는 목숨을 넘어 이 세상에 남는다.” (636)






그냥 귀신 얘기인 줄 알았지만 정작은 살아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살아
있는 사람이 있어야 그 귀신의 얘기를 하고
,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귀신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과 살아감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든 안타까운 죽음의 사연이 있다. 그래서 그들을 불러내고 싶고(<미망의 여관), 떨치고 싶으면서도 의지하고 싶고(<식객 히다루가미>), 지옥 같은 생활에서 이유를 찾고
싶으며
(<삼귀>), (
)만으로도
그 이야기를 전하고 위로받고 싶다(<오쿠라 님>). 어찌
보면 그 비슷비슷한 이야기들 속에서,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누구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을 법한 사연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들도 그렇구나, 나만 아픈 게 아냐, 하는 마음. 그래서 이 귀신 이야기가 따뜻한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에도 시대를 자주 그리는 이유를, 너무도 쉽게 사람
목숨을 앗아갈 수 있던 시대였기에 사람들 간의 연대감이 매우 강했다고 전하고 있다
. 여기서 그 연대감은
귀신 얘기들 속에도 있고
, 그 귀신 얘기를 하고 듣는 이들 간에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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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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