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1. 책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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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글쓴이
케빈 랠런드 저
동아시아
평균
별점9.7 (19)
ena

책 전체의 제목이면서 1장의 제목이기도 한(바로 이 책이 설명해내고자 하는 부분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Darwin’s unfinished symphony)”이란 자연선택으로 진화를 설명한 다윈이 마저 설명하지 못한 무엇을 의미한다. 무엇이란 바로 인간의 문화(culture)’. 다윈은 인간의 지적 능력, 언어 등의 진화에 관해 다윈이 설명을 시도했지만 만족할 만한 설명을 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자연선택설의 공동 발견자라 일컬어지는 앨프리드 월리스가 나중에 이에 대해 창조자를 끌여들었던 것과는 달리, 다윈은 끝까지 진화의 언어로 설명하고자 했다. 인간의 마음을 진화로 설명하는 것이 인간의 몸을 진화로 설명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를 바 없다고 봤으며, 또한 동물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듯이 인간의 진화도 설명할 수 있다고 여겼고, 몇 권의 책을 통해 이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다윈은 마무리짓지 못했다. 아니, 당시의 지식과 연구 수준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바로 인간 마음의 진화에 대한 이해다윈의 미완성 교향곡이며, 진화생물학자 케빈 랠런드가 마무리짓고자 하는 것이다.



 



우선 케빈 랠런드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수직적인 계급으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단절된 존재로 파악한다는 것부터 지적해야 할 것 같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여겼던 행동이나 습관의 전달을 동물에게서 발견되면서 인간과 동물을 연속적인 존재로 보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케빈 랠런드는 그런 발견 자체를 무시하지는 않지만 그런 발견은 일회적이라 지속적이지 않으며, 또한 인간의 것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자세한 근거는 길게 설명하고 있지만, 결국은 인간은 진화를 통해 동물과 다른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며, 이 책에서 과연 무엇을 통해 다른 단계에 접어들게 되었는지를 논증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마음, 내지는 지능의 진화를 설명하기 위해 모방을 먼저 꺼내든다. 여기서도 모방하는 동물이 많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아주 흔한 모방) 케빈 랠런드는 인간의 모방이 다른 동물의 모방과 다른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광범위하고도 충실한 모방을 통해 창의성에 접근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여기서 그의 주장의 핵심이 드러난다. 바로 가르침(teaching)’이다. 우선은 혈족 내에서 이루어진 가르침, 그리고 나중에는 혈족을 넘어서서 이루어진 가르침을 통해 인간의 누적적인 지식을 쌓게 되었고, 또한 그런 누적적인 지식이 가르침을 더욱 유리하게 만드는, 긍정적 되먹임 현상이 벌어지게 되었다. 이제 인간은 가르침이라는 무기를 가지게 되었고, 이런 가르침은 인간만의 언어의 진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언어는 또한 가르침의 비용을 낮춤으로써 폭발적인 지식의 전수를 가능케 했다.



 



여기서 문화가 나왔다. 그리고 케빈 랠런드는 유전자-문화 공진화라고 하는 이미 여러 진화학자들이 주장했던 내용을 꺼내든다. 그런데 그의 유전자-문화 공진화는 문화가 단순히 진화의 산물이면서 나중에 유전자와 함께 진화한다는 게 아니라, 문화야말로 인간의 진화를 만들었다는 의미로 문화의 역할을 크게 확대시키고 있다. 더욱이 현대는 인간에게 있어 문화가 유전자를 추동하는 시대라고까지 주장한다. 이 부분에 있어 저자는 젖당 내성이라든가, 오른손잡이-왼손잡이 등의 여러 예를 들고 있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아직은 이 부분을 완전히 확정지을 만큼의 결정적이고 포괄적인 증거가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아직 그 예들을 하나씩 하나씩 얻어가고 있는 상황이랄까?



 



그다음은 사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세계다. 바로 인간이 현대의 문명을 일구는 과정이다. 다른 동물의 세계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미켈란젤로의 조각, 베토벤의 교향곡, 스마트폰, 페이스북의 세계다. 저자는 이로써 인간 마음, 지능, 문화의 진화에 관해 상당히 만족스럽게 논증했다고 본다. 물론 동의하지 못할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많은 증거를 통해서 인간의 경이로움에 대해 전혀 신을 동원하지 않으면서도 해명하고 있다. 다윈의 교향곡이 완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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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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