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다

ena
- 작성일
- 2023.11.3
세상 모든 것의 기원
- 글쓴이
- 강인욱 저
흐름출판
강인욱 교수는 고고학자다. 그는 고고학은 역사학의 범주에 들지만, 일반적인 역사학이 문자로 쓰인 자료를 다룬다면, 고고학은 유물을 다룬다고 쓰고 있다. 고고학자는 유물에서 시간을 읽고, 먼 시대의 생활상을 궁리해낸다. 그리고 현대의 기원을 파악한다.
가벼운 에세이 형식이다. 강의 형식이었던 《우리의 기원:단일하든 다채롭든》과는 형식이 다르고, 《테라 인코그니타》와도 글쓰기의 무게감이 좀 달리 느껴진다. 고고학을 알린다기 보다는 여러 유물들을 고고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몇 개의 파트로 나누고 있다. “잔치: 요리하고 먹고 마시다“에서는 진짜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놀이: 놀고 즐기며 유의하다“에서는 씨름이나 축구와 같은 놀이 혹은 스포츠의 기원을 이야기하거나,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의 흔적을 찾는다. ”명품: 부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다“에서는 정말 오늘날 의미로서의 ‘명품’보다 더 명품들, 이를테면 석기의 명품, 황금 마스크, 금관과 같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더불어 인삼과 같은 우리의 명품, 또 그런 명품을 좇는 인간의 욕망을 도굴과 모방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영원: 영원한 삶을 욕망하다“에서는 말 그대로 인간이 영원한 삶을 욕망하며 만들고 남긴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언뜻 생각하면, 미라 정도에서 그칠 듯한데, 고고학자의 눈에는 벽화도 이에 포함되고, 문신도 포함된다. 그리고 점을 치는 것도 포함한다. 서로를 잇는 메신저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보면, 고고학에서 얘기하는 것들이 다 오늘날에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때의 인간과 지금의 인간이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변해온 게 분명하지만, 또 그렇게 많이 변해오지도 않은 셈이다. 유물들은, 그리고 고고학은 그것을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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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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